amie·9년 전
아프니까 청춘이란 그런 말은 아니에요. 당신이 겪는 힘겨움이 당연한 것도 아무것도 아닌 것도 아니에요. 그저, 당신이 지금 힘들어해도 된다는 이야기에요. 살아있다면 누구나 힘들어할 자격이 있어요. 나는 때로 밥 먹는 것조차 힘들어하기도 하는 걸요? 가끔 숙취란 녀석이 등허리에 올라타면 집 앞 편의점이 왜 그리도 먼지, 땅끝마을 다녀오는 만치 힘들더라구요.
당신한테 힘 내, 란 말은 하지 않을 거에요. 나는 사실 그 말이 좀 싫어요. 왜 그렇잖아요, 너무 힘들어서 하소연을 했을 때 상대가 힘 내! 이러면 응 그래 힘낼게! 하고 애써 웃어보이게 되곤 하죠. 내가 들장미소녀 캔디도 아닌데, 울긴 왜 울어 웃으면서 달려가고 말죠. 힘내란 말은 듣는 사람이 억지로라도 괜찮은 척을 하게 만드는 이상한 부작용이 있어요. 분명 선의에서 나온 말이지만요.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힘 내, 란 말은 하지 않을 거에요. 나는 당신이 실컷 온 마음껏 힘들어하길 바라요. 당신은 지금 힘드니까, 그냥 힘들어하면 되는 거에요. 억지로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서 당신 눈에는 파란 울음이 고였는데 입꼬리만 끌어올릴 필요 없어요. 당신은 지금 힘든 걸요. 마음 속 아이가 주저앉아서 속이 풀릴 때까지 울면 뭐 어때요? 나쁜 것도 아닌데.
그렇게 펑펑 울고 나면, 속이 풀리면 아이는 울음을 그칠 거에요. 기운이 쪽 빠지고 잠이 노곤노곤 쏟아져서 갈색 눈동자에 가녀린 눈꺼풀로 이불을 덮은 채 꿈토끼와 뛰어놀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한숨 푹 자고 나면 좀 기운이 나겠죠. 그럼, 그 때 기운을 내면 되지 않겠어요? 자연스럽게 때가 되면 기운이 날 텐데 억지로 자신을 쥐어짜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힘들어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도 못된 녀석은 아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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