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여름, 나는 기로에 서 있었다. 정말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행]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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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그 해 여름, 나는 기로에 서 있었다. 정말로 뛰어내리든가, 다시는 난간을 넘지 않든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계속 이렇게 옥상을 왔다갔다 하면서 살수는 없었다. 결론을 지어야만 했는데, 나는 내 판단이 정확하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도 없었다. 잠을 자기가 어려웠고, 판단력과 집중력이 바닥이었다. 이성이 아닌 충동으로 그런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는것이 싫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저는 모르겠어요.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해 주세요 당신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당신의 삶에 잠재된 가능성을 버리지 마세요. 대체로 그런 답변들이 돌아왔다. '정말' 그런가? 글쎄. 그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도 잘 모르겠다. 그건 아닐거라는 쪽에 가깝다. 어쨌거나, 내가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나는 특별히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벌받아 마땅한 존재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나를 사랑하라'는 과제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내가 사람 구실을 할수 있게 나를 관리하라' 는 가능하고 마땅한 과제인 것 처럼 느껴졌다. '행복해지자'라는 목표는 모호하고 불가능해보였던 반면에 '견딜수 있는 수준까지 불행을 최소화하자'라는 과제는 그럭저럭 해나갈수 있을 것 같았다. 그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면서, 나는 삶과 죽음에 대한 판단을 유예시켰다. 서른 쯤이면 지금보다는 현실감각과 분별력이 나아져 있겠지. 그때 결정하자. 내가 나에게 부여한 과제들은 쉽지 않았다. 나는 누구에게도 가이드를 기대할수 없었다는 점에서 온전히 혼자였다. 내가 과제들을 붙들고 씨름하는 사이에 20대의 시절은 순식간에 흘러 나를 비껴 지나갔다. 너무 빨리 지나간 나머지 나의 유예기간이 내일로 끝이 난다. 아아, 벌써 그렇게. 나는 삶을 그럭저럭 견딜수 있게 되었다.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다. 행복하다거나 불행하다거나 하는 생각은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산다는 것이 본래 그런것과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때로 몹시 피곤하고, 무뎌진 고통이 되살아나는 것이 두렵다. 그런 순간이 밀어닥칠때면 늘 처음처럼 새롭게 고통스럽다. 지금까지의 두배가 넘는 세월을 더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무겁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5년 후의, 10년 후의 계획을 세우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 내일 하루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상관없이 좋은 술을 구해서 마셔야겠다. 그래도 좋은 날인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그만 오늘의 잠을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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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shirecat
· 11년 전
잠과 맛있는 음식과 적절한 교류...의외로 얘네가 해결책이 되기도 하죠... 저도 이십대땐 매일매일 죽을 궁리를 하면서도 악착같이 살다보니 어느샌가 삼십대가 되어있고, 책임질 것들이 많고...이렇게 살아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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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me
· 11년 전
저도 동의해요. '나를 사랑하라'라는 것도 '행복해지자'는 것도 다 모호하고 막막한 인생과제인것같아요. 나를 어떻게 사랑하지부터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지지까지.. 처음엔 이런말 하는 사람들은 불행을 몰랐기에 이런말을 하는줄 알았어요. 삐뚫어진거죠.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나를 사랑하자'라했는데 남들이 나를 사랑해줄때 그때 나를 사랑했고, 내가 사랑받지 못할때 나는 절망했고, '행복하자'도 남들이, 지금 내 상황이, 행복할때 행복이 행복인줄알았어요. 있잖아요(속닥속닥) 지금 전 행복해요. 왜냐면 전 사실 작년 겨울에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었어요. 차가 반파되었었는데, 천만 다행으로 저도 운전하신분도 크게 다치지 않고 멀쩡하게 살아있거든요. 그뒤로 부터 그냥 살면서 지나가는것들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되었어요. 그냥 하루하루 감사함이 커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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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tel
· 11년 전
저도 너무 불행하다, 사는게 귀찮다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근데 그럴때 보면 내가 너무 욕심을 내고 있구나 라고 느껴지더라구요. 조금만 놓으면 편해질 수 있는데... 너무 거창할 것도 없고 절박할 것도 없이 할거 하고 보람된 일도 하고 사랑도 하고 그냥 그런 삶을 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