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우울과 함께한다는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자괴감]마인드카페 네이버블로그 링크마인드카페 페이스북 링크마인드카페 유튜브 링크마인드카페 인스타그램 링크마인드카페 앱스토어마인드카페 플레이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앱스토어마인드카페 라이트 플레이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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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우울과 함께한다는건
커피콩_레벨_아이콘뭉개진감자
·24일 전
내가 아프단걸 처음 알았을때가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각종 상담 치료 병원 지자체도움 수십번 수백만원. 해도해도 안되니 한번은 목걸이를 흔들던 수상한 최면치료까지도. 뭐래더라.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은 내 언니가 내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대던가. 여튼 나는 늦은 나이까지도 항상, 언제나 나를 유지하는데에 누군가의 친절한 도움이 필요했다. 새로운 곳에 옮길때마다 '나에게 엄마란...' 으로 시작되는 빈칸 테스트지에 또 답을 적어넣는다. 내가 왜 제발로 정신상담소에 왔는지, 우울해진 경위에 대해 또 또 설명한다. 솔직히 지겹다. 이젠 그 내용이 진짜 사실인지 온갖 정신분석과 인지치료로 뒤덮여 어느순간 보기좋고 개연성있어 보이도록 왜곡된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나를 설명하는데 이골이 났다. 하지만 낯선 이들에게 나에 대해 그만 설명하고 싶다. 내 행동과 내 과거와 내 감정에 대해 그만 분석하고, 그만 이름을 짓고 싶고, 원인도 그만 알아보고 싶다. 무수히 반복된 그 과정이 이젠 흥미롭지도 않고 그냥 피곤했다. 나아진 점은 분명히 있다. 애초에 태어나길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연약하고 무한히 사랑받아야만 행복할 수 있게 태어난 나는, 도움을 받으며 스스로를 내려놓고 어느정도 흘려 보내는 방법도 터득했다. 그러니까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 사람 형체가 되어 앉아있는거다. 신체기능이 눈에 띄게 어렵게 태어난 사람은 그 어려움이 눈에 보이기라도 한다. 정신적으로 버티는 힘이 약하게 태어난 사람은 있는 힘껏 정상인인척 하려고 버티다 곪아들어가 자신을 망가뜨리거나 주변과 사회에 물의를 끼친다. 난 아픈게 분명한데 건강한 사람과의 보이지 않는 그 간극이 내 영원한 정신탐구에 자괴감과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멀쩡하게 살아있어 보이는 내가 왜. 항상. 나는 왜... 요 몇달간 행복하게 바빴던 도파민이 차차 가라앉자 나는 다시 죽음을 떠올렸다. 이번엔 정말 다 나은 줄 알았다. 드디어 극복한 줄 알았단 말이다. 혼인신고만 치른 4개월차 신혼집의 생활은 너무 분주하고 그러면서 따뜻했다. 그래서 방심하고 있었던거다. 설거지를 하던 나는 심장께가 또 불안한 신호를 보낸다는걸 알아챘다. 그냥. 그날 뭔가의 명백한 괴로움이나 사건도 없이. 우울했다. 불안했다. 예상대로 내가 베개를 안고 울며 나를 또 미워하는 말을 뱉게 됐을 쯤 새로 이사 온 지역의 지자체 상담센터에 연락을 넣었다.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은 너무나도 많고, 스스로를 당장 죽일 생각까진 없어 인구데이터 변동에 무해하고 돈도 없는 자는 특히 즉각적 처치를 받기 힘들다. 아마 이 끔찍한 고통이 불타다 못해 삭아버린 3주 후에야 그들을 만날 수 있겠지. 드라마틱한 효과는 이제 그리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살기 위해 도움을 구한다. 내가 아닌 내 주변을 위해. 이런 내게도 삶을 더 살아가길 바라는 이상한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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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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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I
· 24일 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아요.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울과 싸워오셨다니, 그 과정이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지 상상도 못하겠어요. 하지만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정말 용기 있는 일이에요. 😊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큰 용기이며, 그 자체로 당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보여줍니다. 새로운 상담센터에서 좋은 지원을 받으시길 바라며, 혹시 필요하다면 마인드카페와 같은 전문 상담도 고려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소중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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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0ku0
· 24일 전
저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근본적 해결책이 없어요. 이런저런 솔루션을 들어도 그때 뿐이고 나는 왜 이 우울의 원인을 찾아 과거를 들쑤시고 다니는지 점점 앞으로 나아가질 않고, 범인만 물색하다가 범인은 없구나 다 내가 스스로를 괴롭히는구나 자책하고 무한 반복입니다. 그렇다고 누구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의지하지 않으면 외롭고 괴로워 정말 나를 내던지고 포기할 것 같고. 저도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또 시작이네요. 여태까지 자해는 없었는데 칼은 아직 무섭고 손톱으로 손목을 계속 긋는 시늉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럴때마다 저도 주변사람들을 떠올려요. 내 삶은 내것이 아니구나, 용기도 없지만 내 주위에 내 죽음으로서 영향을 끼칠 나를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또 살아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