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기력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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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기력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이어오아
·25일 전
이제 고2로 올라가는 고딩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게을렀어요. 제가 기억하기에 저는 항상 할 일을 미뤘고요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할 건 꼭 했습니다. 숙제도 다 해가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하고, 하지만 고등학교로 올라오고 나서부터 모든 게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싫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성적도 점점 떨어지고요. 시험공부를 아예 안 하고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었어요. 사실 제가 중학교 3학년 말에 제 친구 한 명을 잃었어요. 친하게 지내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친하진 않았어요. 또 약 6개월 후 고1때 친구 한 명을 또 잃었고요 마찬가지로 그렇게 친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이상하게 힘들더군요. 상당히 많이 힘들었어요.. 사실 아직까지도 힘든 거 같기는 합니다. 근데 제가 이 핑계로 더 깔아지는 거 같아요. 저희 아빠는 친구같이 다정하지만 공부에 관련해선 엄격하시고 욱하는 성격을 가지고 계십니다. 사실 욱하는 것도 가끔이고 아빠가 저를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도 압니다.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니 아빠가 저를 혼내기 시작하셨어요. 혼내는 게 저를 위해서 인 걸 알아도 힘들더라고요. 이상하죠.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곧바로 해결될 간단한 일인데요. 그렇게 혼날 때면 아빠에게 맞기도 하고 욕도 듣고 그런식으로 있다가 어느 순간 저보다 먼저 간 그 친구들이 어느정도는 이해가 갔어요. 아 편해지고 싶어서 갔구나. 지금은 편할까? 나도 편해지고 싶다. 죽을까 죽으면 편하잖아. 열심히 살 필요도 업시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유서도 작성했었어요. 하지만 유가족과 남겨진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았기때문에 실행할 수 없었어요. 또 마땅히 장소를 못 찾은 것도 한 몫했고요. 그렇게 시간이 좀 지나고 친구들에게 위로를 좀 받아서 죽고싶다는 감정을 사라졌었어요. 하지만 진짜로 사라진 건 아닌 것 같아요. 아직도 이대로 누워 잠들면 영영 깨지 않았으면 해요. 이러다 보니 게으름 피우는 것도 더 심해진 것 같고요..
무기력슬픔고등학교공부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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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oru
· 25일 전
아 힘든 일을 겪으셨네요. 충분히 힘들만 합니다. 공부만으로도 힘든데 안 좋은 일도 겪었고 공부하라 채근하는 부모님도 계시고요. 님도 공부만 하면 되는데 왜 못하는 거지? 하실 테니 죄책감도 커질 테구요. 그래서 그럴 땐 그냥 맘 편히 내려놓고 쉬세요. 지금 방학이니까 방학동안만 쉴게! 선언하고 노세요. 그리고 재밌는 걸로 하루를 채우세요. 그냥 님이 웃을 수 있는 일이면 좋아요. 친구들이랑 수다떨어도 좋고 어디 여행가도 좋고 게임도 좋고요. 그냥 즐거운 일을 하세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무언갈 할 힘이 생깁니다. 뭐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슬플 땐 충분히 슬퍼하고 화날 땐 충분히 화내세요. 그래도 됩니다. 님이 게으르고 이상한 게 아니에요. 누구든 그런 일을 겪어요. 그럴 때 날 몰아세우는 건 오히려 상황이 안 좋아지기만 해요. '그깟 공부 그냥 하면 되는 데 왜 안 하지? 난 게으른가봐.' 가 아니고 못 하는 겁니다. 그러니 다 내려놓고 노세요. 걱정말구요. 며칠 논다고 세상 안 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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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오아 (글쓴이)
· 24일 전
@fororu 너무 늦게 봤네요. 감사해요. 모두 힘내라거나 열심히 해 괜찮아?라고만 했지 놀라거나 쉬라는 말을 안 했었거든요. 제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말도 정말로 힘이 많이 되네요. 답변이 너무 좋아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저에게 공감해 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