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자살]
알림
black-line
아버지
커피콩_레벨_아이콘fantastic
·24일 전
당신이 떠난 순간 내 가슴에도 구멍이 뻥 뚫렸다. 구멍은 메워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 남아 기쁜날 슬픈날 추운날 행복한날 그저 거기에 있다. “언제쯤 괜찮아질까요?” 울면서 묻자 교수님이 답했다. “평생 괜찮아지지 않아.” 우리는 같이 울었다. 아버지. 당신의 이름으로 파인 구멍은 목구멍처럼 콱 좁아졌다가 우주처럼 확 나를 집어삼키기도 한다. 어리고 철없고 그래서 색색빛깔이었던 내 세상은 돌이켜보니 무채색이 되었다. 슬픔이란게 이렇게나 습하고 미지근하고 질척거리는 감정인 줄 나는 처음 알았다. 인생이 고통의 연속이란건 진작 알았지만 살다보면 언제나 더 큰 고통만이 ***온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한번만 더 사랑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번만 더 주물러드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꿈에서라도 밝게 웃어주시면 좋을텐데, 당신은 늘 그랬듯이 지친 얼굴로 거기에 앉아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사후세계가 없다면 당신이 더는 아프시지 않을테니 다행이고, 사후세계가 있다면 안 아픈 것과 더불어 언젠가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테니 다행이다. 모두 꿈이었음 좋겠어서 오늘도 지나가듯 자살을 고민한다. 아버지 당신은 내가 이렇게나 망가질 줄 몰랐겠지. 그냥 오늘도 보고싶다고요.
그리움애도사별아버지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2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abcv
· 24일 전
허전하고 공허해진 마음의 빈자리야 무엇으로 채우겠냐만은.. 아버지 가신 곳이 여기보다 더 평온한곳이라면 슬퍼하지 마시고 부디 그곳에서라도 평온하시라고.. 따뜻한 햇빛으로 뺨을 스치는 바람으로 새의 울음소리로 나마 아버지의 영혼이 당신의 일상에서 잠시 머물러 있으실거예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fantastic (글쓴이)
· 24일 전
@abcv 일어나서 이 댓글을 몇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모르겠어요. 여기 어디에도 아버지가 머물러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하니 참 좋더라고요. 따뜻한 위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