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사회생활|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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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그여름의끝
·20일 전
전체적인 상황: 저는 인문학을 좋아하는 문과 학생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반대로 한의대를 3년 준비했습니다. 저는 정말 가기 싫었는데, 네가 뭘 아냐고 집안 어른들을 포함해서 부모님한테 많이 혼나고 점점 스스로 가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현역 때 실패했고 인문대를 들어갔지만, 저는 3년 동안 한의대를 가야한다.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1년 더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또 실패였고요. 거기서 오는 좌절감이 저를 많이 갉아먹고 있습니다. 제 운명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제가 원하지 않는! 걸 위해 쓴 시간과 노력, 체력이 아깝습니다. 몸은 너무 많이 망가졌고 스트레스성 질환도 상당합니다. 현재 상황: 몸도 힘이 없으니까 작은 스트레스에도 너무 예민합니다. 원래 제가 사과하고 넘겼을 일들에서 미안한 마음이 안 들고 분노와 짜증부터 차오릅니다. 인생이 왜 이렇게 안 풀리지.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요. 후회와 원망이 끝이 없습니다 가장 큰 후회는 그때 부모님 말 듣지 말걸. 내가 원하지 않는 걸 위해서 4년이나 노력하지 말걸. 그리고 제가 그렇게 싫다는 걸 강요한 부모님이 쉽사리 용서되지 않고, 분한 마음이 계속 있습니다. 제가 욕심 부려놓고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 때문에 계속 남탓만 하는 걸까요? 2주 동안 계속 울고 나서는 나름 알바도 하면서 스스로 회복했다고 느꼈는데 아닌 걸까요? 전 진짜 90프로 회복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슬픈 영상 보면서 일부러 운 적이 자주 있어요) 감정, 생각: 남탓을 너무 하게 되고 부모님한테도 평소보다 더 심하게 짜증을 부립니다 평소에는 사회생활도 잘 하고, 잘 웃고 그러는데 부모님 관련된 일에서는 작은 일에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요. 잔소리하는 것도 엄청난 강요로 느껴져서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유독 합니다. 그리고 욕심을 부려서 아무 결과도 못 얻은 자신이 부끄럽고 화가 납니다. 제가 했던 모든 선택을 후회합니다. (남들이 가라고 한 길을 간 것, 그 길을 위해 스무살을 또 버린 것, 실패한 것, 원서 내는 것마저 부모님 말을 곧이곧대로 들은 것, 내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하지 않은 것, 스트레스 참아가면서 공부한 것...) 쉬고 싶습니다. 혼자 가만히 숲속에 누워 있고 싶습니다. 아무도 절 방해하지 않는 곳에서 어떤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혼자 있고 싶어요. 입니다. .
스트레스후회인문학부모님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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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사랑할수있었으면
· 20일 전
글 읽고 너무 속상해서 글을 남겨요. 저는 이제 막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생입니다. 저도 그냥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이 자사고를 고집하셔서 그 빡센 커리큘럼을 따라가게 생겼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제게 부모님은 항상 이과를 가라고 강요 하십니다. 어떻게 보면 저도 지금 제가 원하는 길을 걷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더욱 더 글쓴이님의 마음이 이해됩니다. 사람들은 다 자신들이 원하는 인생을 살라고 합니다. 하지만 말로만 그럴 뿐 다른 사람의 삶을 조종하려 듭니다. 물론 글쓴이님의 부모님께서는 그런 의도가 아니실겁니다. 하지만 좋은 의도였다 한들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을테죠. 몇년동안 치열하게 경쟁해오느라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까요. 지금은 글쓴이님이 휴식을 취하실 때라고 생각해요. 말씀대로 인적이 드문 곳에 잠시 머무시면서 힐링하시거나 산책, 작은 취미 같이 사소한 즐거움을 찾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회복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아요. 그 회복의 기간동안 나를 되돌아보고 아껴주고 사랑하는게 중요하고요. 지나간 선택들에 대해 자책하지 마시고, 분명 그 시간들도 헛되지 않았을 거에요. 글쓴이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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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사랑할수있었으면
· 20일 전
@날사랑할수있었으면 별로 좋지 않은 내용도 들어가 있는것 같은데, 그냥 학생이다 생각하고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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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름의끝 (글쓴이)
· 20일 전
@날사랑할수있었으면 이렇게 긴 글로 위로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제 마음을 이해해주는 사람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됐어요. 푹 쉬고 잘 회복해 볼게요. 이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고 했는데, 제 과거 경험을 떠올려 봤을 때 제가 인생에서 가장 잘 선택한 건 문과로 간 거였거든요 저는 문학, 역사 시간에 심장이 뛰는 아이였고 문과 공부를 할 때만큼은 심리적으로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재밌었으니까요 @날사랑할수 있었으면 님도 문과든 이과든 자신이 버틸 수 있고 심장이 뛰는 길로 가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서 진로 때문에 이과로 가라고 하신 건 취업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과도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거든요 제 친구는 심리학과에 진학했는데 거기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은 얼마든지 있어요 돈을 따라가지말고 원하는 걸 위해 살다보면 돈은 그냥 따라오는 거에요 하물며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후회할 일도 없겠죠 앞으로 고등학교에서 책도 많이 읽어보고, 다양한 과목도 두루두루 공부해 보세요 그래서 심장이 뛰는 분야를 찾아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