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벗어나고 싶게 만드는 우리 엄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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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벗어나고 싶게 만드는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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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우리 엄마는 매번 코로나, 독감 이런 것들이 유행일 때마다 꼭 같이 걸리곤 했다. 이번 겨울 독감이 유행이라더니, 최근에 독감에도 걸렸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음에도 많이 아팠는지, 추워서 떠는 모습을 보고 괜찮냐고도 하고, 약도 그냥 종합감기약 먹으려고 하길래 약국에 가서 증상을 얘기해서 약을 사기도 했고, 물도 따뜻하게 데워서 챙겨주기도 했고,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가 하기도 했다. 이런 걸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했다. 그리고 어제, 일주일 전쯤부터 얘기했던 대학 동창집에 다녀오는 날이 되었다. 우리 집에서 2시간이 걸리는 곳이라 아침부터 준비해서 다녀왔는데, 집에 와서도 남자친구 퇴근시간이랑 겹쳐서 같이 왔고, 오자마자 남자친구랑 잠깐 만나고 노느라 저녁 8시쯤이 되어서야 집에 왔다. 하루종일 밖에 돌***니고, 운전을 장장 4시간이나 하니 너무 피곤해서 다녀왔다는 인사만 하고 방에 들어가 쉬고 있었는데, 엄마가 자기한테 오라더라. 엄마는 아픈데, 몸은 좀 괜찮냐, 약은 먹었냐, 밥은 먹었냐. 그런 걸 안 물어봤다고 하는 것이었다. 여기엔 적지 않았지만, 엄마는 정말 자주 아픈 편이었고, 매번 저렇게 내가 말해주길 바랬다. 그래서 노력하고 있는 편이었는데, 그날 하루 말을 안 했다고 서운하다고 나한테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기가 내 방 앞에 왔다 갔는데, 자기한텐 아무 말도 안 하고 남자친구랑 히히덕거렸다고. 그래서 내가 "내가 엄마 아픈 동안 내내 무관심하게 군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아침일찍부터 일어나서 나갔다가 저녁에 와서 피곤해서 그랬는데. 하루 정도는 안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안 된단다. 진짜 지긋지긋하다. 물론 여기에 그날 일어난 일만 적었으니, 이걸 본 사람들은 내가 냉정하고, 나쁜 딸이라고 생각하겠지. 내가 엄마랑 지내면서 겪었던 일을 주구장창 적는다면, 여기에 다 적히지도 않을테고, 또 읽다가 질려서 다들 안 읽을게 뻔하니까 적진 않겠지만. 엄마는 내가 본인 앞에서 기침해도, 걱정 한 마디 안 하던 사람이었다. 본인은 그러면서 나에게 걱정하는 말을 듣고 싶었던거지. 우리 엄마는 참 내로남불을 좋아하고, 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지긋지긋하다. 몇 달만 버티면 떠날 수 있겠지, 조금만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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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한 달 전
그냥 제목 없이 자유글로 남기고 싶었는데, 자꾸만 있지도 않은 제목 입력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