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잊겠다고 다짐한 날, 엄마가 더 선명해졌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이혼|취업|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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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잊겠다고 다짐한 날, 엄마가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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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내가 고등학생 때. 엄마의 오랜 외도, 노름,, 빚 문제로 결국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게 되었고 난 아빠와 살았다. 엄마의 외도를 우연히 알게 된건 내가 중학생이 된 무렵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더라. 13~14살이었던 내가 그걸 목격했을 때의 충격은 .. 지금도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래도 나는 지금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그때는 가정이 무너질까 겁나서 말못했던 얘기들을 아빠한테 할 것 같다. 어른들의 사정이라고 해도. 아빠가 알아차리기 전에 내가 먼저 말했다면 아빠가 이렇게까지 불쌍해지진 않았을 것 같으니까. 그 후로 엄마에게서는 연락이 없었고, 아빠는 여느 엄마들과는 다른 우리 엄마를 많이, 아주 많이 원망했던 것 같다. 스무살 되던 해부터 대학을 타지로 가게 되어 혼자 살았던 나. 아빠도 생업 때문에 나를 매일 들여다 볼 수 없던 상황이라, 엄마에게 일부러라도 연락을 했던 것 같다. 본인과는 이혼했어도 너의 핏줄이니 조금이라도 챙겨달라고. 하지만 그때마다 엄마는 ,, 싫다는 대답을 했나보다. 아빠에게 들은 얘기로는, 만나면 밥이라도, 옷 하나라도 사줘야하는데 엄마는 그럴 돈이 없으니 가기싫다. 돈이나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 사정이 있었겠지 싶지만 미웠다. 밥이나 옷을 바란게 아니라, 난 엄마의 애틋함과 따뜻함을 바란건데. 물론 아빠가 엄마 못지않은 넘치는 사랑을 주셨지만. 내가 스무살이 되고, 취업을 하고 서른살이 되고,, 남자친구가 생기고 결혼을 하는 ,, 크고 작은 일이 있을때. 차마 아빠에게는 말하지 못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있을때. 쪼르르 달려가 미주알 고주알 수다 떨 수 있는 엄마가 내게는 없다. 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엄마가 함께 하지 못하고, 알지못한다는게, 궁금해하지않는다는게 원망스러웠다. 왜 우리 엄마는 다른 엄마와는 다를까? 모성애가 없나. 나를 사랑하지않았나. 그런 척 했던걸까? 마지못해.. 그런 원망들이, 하지못해서 떠도는 말들이 계속 계속 삼켰다가도 생기고, 또 삼켜내고 생겨난다. 나는 엄마를 잊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엄마가 너무나도 선명해졌다. 울음이 터졌다. 내 나이 서른넷에. 딸은 몇살이 되어도 엄마가 너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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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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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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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
마카님,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엄마와의 관계가 많이 힘들었겠지만,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라주셔서 정말 대단해요. 지금까지 잘 버텨온 마카님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앞으로도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바랄게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