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첫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9살 때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집착|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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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사실 저는 첫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9살 때부터 늘 누군가가 절 구해주기를 도와주기를 바랐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도 고등학교 때도 당장이라도 *** 척 학교를 뛰쳐나가고 싶다가도 너무 두려워서 누군가가 저를 찾아와서 나가자고 이끌고 가주길 매일 빌고 상상했어요. 성인이 된 후에도 종종 그런 생각을 했는데, 생각해보니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그 누구도 저를 구해야 할 의무는 없더라고요. 밤에 꺽꺽 울 정도로 원망스럽고 화나도 그냥 그게 당연한 거였더라고요...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구원을 바란 건 역시 무의미한 일이었더라고요. 그래도 그때의 저를 용서할 줄은 알게 됐어요. 제가 온갖 트라우마와 두려움으로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걸,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었지만 해내지 못한 것도 제 잘못이 아니라는 걸, 내 아픔을 이겨내지 못했다 해서 내가 못난 게 아니라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된 것 같아요. 상담사님한테서 그걸 이겨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씨가 못난 게 아니예요. 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터졌어요. 항상 병명이나 증상명에 집착했는데 그게 알고보니 명분이며 내가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고 싶은 거였다고 말하니까 그렇게 말해주셨어요. 아직 엄마와 아빠는 애증스럽고 언니도 미운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그 외의 사람과 연결고리가 생기기 시작했으니 조금은 괜찮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 평생 용서는 못하겠지만 원망스럽더라도 사랑하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던 상담사님 말을 믿고 싶어요. 지금도 가족들 눈에 저는 조금 이상하고 평범한 아이겠지만 누구도 제가 이 악 물고 멀쩡해보이려고 애쓰다 죽어갔던 건 모르겠지만 그래도 좀 덜 억울해하려고요. 어쩔 수 없었다는데 이제 10년 넘게 원망해왔어도 아무도 책임 안 질 거라는데 어쩌겠어요. 시간이 흘러야만 그 '나를 받아들이고 가해자를 용서해야 한다'는 말을 수용할 수 있는 건가봐요. ㄱ소리말라고 분노했던 게 몇 년 전인데. 9살이라고 써놓고 보니 참 되게 어린애네요. 난 그렇게 어릴 때부터 나쁜 일을 당한 거구나 실감이 나요. 살 수 있을 때까지는 좀 더 괜찮게 살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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