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에는 저의 유일한 낙이 친구들과 웃는거였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자신감|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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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코로나 전에는 저의 유일한 낙이 친구들과 웃는거였어요 재밌는 얘기를 하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게 너무 즐거웠어요 코로나가 시작한 19년은 중3이었고 중2 때 강남으로 전학을 왔어요 반 친구들이 어색해서 다른 반 친구들을 사귀면서 반년을 지냈고 중3 으로 올라가는 겨울 방학에 코로나가 시작하고 집에만 있다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당당하게 다닐 나를 생각하며 난생 처음 탈색을 했어요 학원 첫날에 교실이 많이 어색하고 마스크를 쓴 아이들 얼굴도 어색했지만 참을 만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갑자기 조용해진 교실과 책의 글을 읽어보라며 저를 ***셨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울먹거리고 목소리가 떨렸어요 그런적이 처음이라서 많이 당황했고 집가는 길에 오빠에게 말했더니 오빠는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 때 동생이 엄청 어렸었고 엄마는 바빴고 저는 사춘기였고 아무에게도 기댈 수 없었어요 아무도 저의 심란한 마음 상태에 귀기울여줄 것 같지 않았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못할 것 같았어요 고1때 까지도 똑같았어요 글 읽기를 시킬 까봐 대형학원만 다녔어요 누군가가 저를 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나의 표현의 자유를 잃은 것 같은 공포감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남자, 여자, 가슴 같은 얘기만 나오면 목이 움츠러 들고 경직이 됐어요 이것도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어요 속으론 많이 혼란스럽고 수치스러웠어요 고2 때 당당한 친구를 만났어요 말은 좀 험했지만 당당한 그 친구를 보고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고 남이 아닌 내 일에 집중하기, 고민 그만하고 가벼운 얘기만 하기 같은 걸로 생각을 딴 곳으로 돌리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 한켠으론 내가 이 친구의 비위를 맞춰주는 것 같다는 생각과, 나의 두려움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어요 지금 보니 저는 만나는 사람이 누구냐에 되게 민감하고 그 사람에게 저를 어떻게든 맞추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고2 2학기가 되고 그 친구의 약간 급을 나누는 듯한 태도에 그 친구와 멀어졌어요 그리고 공부에 몰두하며 남이 누구인가에 신경 안쓰고 거리낌 없이 대하는 법을 배우는 듯 했어요 그런데 어떤 친구의 이런 생각을 어떻게 해? 같은 뉘앙스의 말을 듣고 별 생각 없던 제가 이 친구의 말에 어떻게든 대답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이 친구에게 그런걸 왜 물어봐 라고 대답할 용기가 없는 저를 보고 아 정말 나는 어떻게 대답했어야 했지 하며 자책을 하기 시작했어요 엄마의 어느 순간부터 달라진 부담스러운 미소와 눈빛, 그리고 너 살빠졌다? 너 예뻐졌다? 같은 말들이 너무 싫었고 대응하기 어려웠어요 대형 학원에서 선생님과 눈이 마주칠 때도, 내가 끄덕일 때 이걸 이해한다는건 잘하고 있는거라는 말도, 그냥 다.. 다 너무 칭찬들과 사람들의 표정들과 모든게 다.. 나의 마음 깊은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똘끼? 관종심 같은게 계속 올라오는게 너무 무서웠어요 저 감정에 주체를 못해서 내 거에 집중 못할까봐. 내 속도를 잃을까봐. 그래서 저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고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고 대화를 이어나가는게 너무 어려워요 어렵고 무섭고 그냥.. 부럽고.. 부럽지만 밉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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