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진로|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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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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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
솔직히 지금까지 정말 말 그대로 인생을 낭비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어요. 명목은 '정시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 였어요. 공부머리는 있었어서 공부량이 많지 않았는데도 영어는 이미 고3 모의고사, 수능 기준 1등급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상태였고 국어 성적도 원만했고 정말 쌩 노베로 놀다가 며칠 벼락치기만 해도 탐구과목 성적 상위권은 유지했거든요. 다만 국어나 영어같은 타고난 언어능력으로 커버되거나 벼락치기 암기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수학은 이때부터 눈에 띄게 미끄러지기 시작했지만요... 필터 없이 솔직히 말하자면 메가스터디 인강보다 못한 선생님들이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려 드는 게 꼽고, 공부 외의 영역에도 간섭하는 게 짜증나고, 그런 선생님들의 성향에 맞춘 내신 문제를 풀고 생기부에 쩔쩔매는 게 굴복하는 것 같아서 싫었어요. 반항심이죠 뭐... 지금도 철이 없지만 철없는 지금의 제가 보기에도 너무 철부지네요 공부하기 싫고 놀고 싶었던 건 뭐 뻔하디 뻔한 얘기고 전형적이다 못해 촌스러울 정도로 어른들이 말하는 '반항아'의 스테레오타입이었어요 전 탈색하고 피어싱하고 밥먹듯 교칙위반에 괜히 급식도 안 먹고 친구들이랑 편의점 가고 배달 ***고 수시로 학교 빼 먹고 학교에서는 자는... 그래도 성적이 상위권이고, 모의고사 점수로는 전교 3위 내에 들어서 특별 관리와 예우를 받을 정도인 적도 있었어서 부모님이나 어른들이나 '놀 땐 놀고 할 땐 하는' 아이 정도로 봐 주셨거든요. 그래서 자퇴도 무난히 허락받았었고... 이후는 뻔하죠 뭐 남들 다 자퇴하지 말라 그래도 '적어도 나는' 자퇴하면 남 간섭 없어서 더 공부 잘 되고, 생활 패턴도 강제성이 없으니 스스로 잘 조율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그렇게 편견을 깨겠다는 망상도 했었지만 정말~ 반전없이 책은 말 그대로 >>펴 ***도 않고<< 며칠밤을 새거나 며칠동안 하루종일 잠만 자거나 밥 먹기도 귀찮아서 41kg까지 빠져도 보고 인스턴트만 *** 듯이 먹어서 인생 최대 몸무게도 찍어 보고 그린 듯이 히키코모리같은 삶을 살았어요 학교 다닐 때는 그래도 바르게 사는 척, 공부하는 척,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척이라도 했지 그런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척이라도 해서 부모님께 걱정 덜 끼치고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뭐 그런 의지도 없어서 보란듯이 막 살았고 부모님이랑도 정말 크게 여러 번 갈등을 겪고 꾸준히 실망만 시켰어요 그렇게 2년 넘게 공부에 손 떼고 보니 수능 앞둔 고3이네요... 검정고시는 공부 안 해도 붙어서 고졸했어요 최근에야 정신차려서 지금은 알바라도 하고 있고... 부끄럽지만 사람 사는 최소한의 꼬라지를 갖추는 데만 해도 시간 부족하고 힘들어서 공부는 여전히 못 했어요. 수능 원서는 넣었으니 보기야 보겠지만 쌩 노베 그 자체라 의미가 있을 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처음으로 꿈이 생겼어요 연영과에 가고 싶어요... 공부하기 싫으니 예체능 가려는 거 아니냐 예체능은 쉬울 것 같냐 이런 질문도 수백 번 예상하고 스스로에게 수백 번 던져 봤지만 아니에요 유일하게 처음으로 자의로 하고 싶은 게 생겼어요 그런데 연영과 합격 및 졸업에 성공한다 쳤을 때 미래의 삶은 차치하고서라도 당장에 연기입시학원 비용이며 그 과정에서 드는 밥값 교통비 옷값 그외에도 수많은 변동비용 레오파드같은 복장 비용은 또 어떠며 그런 것들을 갖출 수 있는 인프라의 유무 같이 경쟁할 상대는 일찍부터 이쪽으로 진로잡고 돈 시간 노력 투자해서 평생 갈고닦아온 예고생부터 재능 충만한 사람, 지원 빵빵한 사람, 이런 것들이 예체능에서는 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질 요인인 것도 알고 있고... 저는 객관적으로 그런 것들을 지원받을 조건이 안 되기에 너무 철없는 생각같고 해서 부모님께 말씀도 못 드렸네요... 근데 저는 진짜 제 심장이 뛰는 일 말고는 못 하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ㅇ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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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o6
· 24일 전
저도 학교 다니면서 정시를 준비했었고 그 과정에 나한테 필요도 없고 하기도 싫은데 선생님이 시 키는 것들을 왜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이 많았었는데요, 이것도 성장하는데 있어 인내심을 기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사회성을 기른다고들 하잖아요. 하기 싫은 것이지만 그래도 참고 하는 것. 이게 생각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능력이라는 걸 저도 졸업하고 깨달았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할 수는 없고 하기 싫어도 반드시 해야 하는 때가 와요. 인내심은 반드시 길러야 하는 소양이고 학교를 다니면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적당히 기를 수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시면서 성장하시길 바랍니다. 사람구색만 하는 걸로도 벅차서 공부에는 손도 못 대는 기분 저도 알아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너무 자책하지 말고 지금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세요. 앞으로의 진로는 고민 끝에 본인이 선택하실 문제이지만 내년에도 수능을 보실 계획이라면 적어도 재수학원이나 관리형 독서실이라도 다니시길 바랍니다<<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