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였던 아빠를 사고로 잃었습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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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였던 아빠를 사고로 잃었습니다
커피콩_레벨_아이콘daisysol
·4달 전
저는 수능을 44일 앞둔 고3입니다 어릴때부터 부모님은 사이가 안좋으셨고, 매 순간 저는 눈치보며 불안해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때는 할머니댁에 들어가 할머니, 할아버지 눈치보며 예쁨받으려 애쓰며 살았고요 중학교때는 겨우 분가를 했으나, 매일같이 엄마와 남동생의 싸움에 지쳐 울며 3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그 3년간 반드시 고등학교는 기숙사로 가서 얼른 이 집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매일같이 울면서도 ***듯이 공부해서 전교 1등 찍고 특목고에 입학했습니다 아빠는 원래 제가 마이스터고 가길 원했으나 제가 그것을 거부하고 대학을 가고싶다는 이유로 학비를 내는 특목고에 갔고요, 그 학비 죄책감으로 3년을 버티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의지하며, 꼭 성공해서 아빠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겠다는 목표하나만으로 버텨왔습니다. 그러다 고3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남동생은 자퇴를 하고, 갑자기 기초수급자가 되었습니다. 기초수급자이기에 수능원서비를 따로 낼 필요없다는 선생님의 말에 억장이 무너졌지만, 다시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고 살려고 애쓰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추석 전날 교통사고로 갑자기 아빠가 돌아가셨습니다. 제 세상이, 전부가 무너지고 사라졌습니다. 이제 정말 의지할 사람은 엄마뿐인데 엄마는 마음의 병이 있어 저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아빠가 결혼 전 바람을 폈다는 사실을요. 제게는 너무 좋은 사람이었지만 배신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사실은 이제 아빠를 그만 잊고 제 인생을 살고 싶은데, 저마저 아빠를 잊으면 아빠가 고생한게, 그 세월이 무의미해질까봐 놓지못하고 여전히 미안해하고 빚진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냥 제 인생만 보고 살아도 괜찮은 걸까요... 삶이 너무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죽음마저 이제는 아빠가 너무 그리워 두렵기보다 죽어서라도 아빠를 볼수있다면 .. 하는 마음이 들정도 입니다 정신과에 가봐야하는것일지, 이젠 저도 저를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
부모님죽음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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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권경혜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4달 전
마카님...
#부모님
#애도
#그리움
소개글
마카님,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이렇게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지금까지 잘 버텨온 마카님이 대단해요. 마카님의 감정과 경험을 들으니 정말 마음이 아프고, 당신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과 이해를 보냅니다.
사연 요약
마카님, 여러 어려움을 겪으시면서도 꿋꿋하게 공부하여 특목고에 입학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최근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고와 충격적인 사실들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계시는군요...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계시는 것에는 큰 용기와 의지가 느껴져요. 지금은 마카님의 감정을 충분히 인정하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원인 분석
마카님, 부모님과 가정 환경에서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불안을 경험하며 자라셨기 때문에 현재의 혼란과 허무함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아빠에 대한 뒤늦은 사실과 이별이 큰 충격으로 다가와 아버지를 잊으면 모든 것이 무의미해질까 두려워하는 마음 역시 정상적인 과정이에요. 지금은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마카님의 내면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해결방안
그동안 관계에서 왜 상대에게 맞춰 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면 좋겠어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관계가 너무 중요해서, 혹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 싫어서 일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유도 있을 거에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나에게는 왜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마카님의 입을 막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것을 떼어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을 하거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카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특히나 화가 났을 때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이 감정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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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sol (글쓴이)
· 4달 전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제게 삶을 살아낼 힘을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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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wrong
· 4달 전
안녕하세요,daisysol님. 저도 요즘 심적으로 힘들어서 마인드 카페를 자주 찾고 있는데 이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우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의지했던 아***를 잃은 슬픔을 제가 감히 이해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정말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제 글이 큰 힘이 되어드리진 못하겠지만 글쓴 분께서 정신과 진료를 받거나, 혹여 금전적인 문제로 병원 진료가 어려우시다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상담이라도 꼭 받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의 2가지가 다 어렵다면 이,글을 쓴신 것처럼 마인드카페에라도 올리셔서 본인의 속얘기를 말씀해주시면,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가 돌아가시진 않았지만 얼마전 어머니와 이혼을 하셔서 이제 얼굴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개인 집안 사정을 말할 용기가 아직 없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지만 같이 살지 않게 되었다는 말도 듣지 못하고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지셨습니다. 그래서 연락을 드릴 시도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괜찮다고 되내었지만 배신감과 공허함, 한편으론 그동안 아빠에게 못해드린 것만 생각나서 죄책감, 후회 등 양가 감정이 들었습니다. 저도 아직 생각 정리가 되지 않아서 순간순간 문득 그런 감정이 듭니다. 그래서 글쓴 분의 그 복합적인 감정도 이해가 되고, 또 얼마나 힘이 드실까 안쓰러웠습니다. 그러나 글쓴 분께 꼭 이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의 감정엔 다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빠에 대한 좋은 감정과 안좋은 감정 모두 글쓴 분의 것이니 '내가 이상한 것 같아' 라는 생각은 하지마시고, 그런 감정을 ' 아 나는 이런 감정도 느끼고, 저런 감정도 느끼는구나'라고 흘러보내시면 마음이 조금,편안해 지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글쓴 님에겐 본인이 가장 소중합니다. 마음이 아프신 엄마와 엇나가는 동생을 위하는 마음보더 본인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민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혹시 글을 읽으시다가 마음을 조금 불편하게 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비전문가의 의견이니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글쓴 분의 마음이 편안해지시길 바랍니다.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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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sol (글쓴이)
· 4달 전
@bewrong 감정들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소중한 말들과 진심담긴 응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