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얘기를 한번 들어주시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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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를 한번 들어주시겠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마음에평화를
·한 달 전
저는 단지 제 편이 한 명만 있었으면, 사소함에 행복을 느끼는 그런 삶이면 됐는데 저한테는 너무 어렵네요. 자기 형제자매밖에 모르는 부모 공감이 모자란 동생과 여자친구 저에게는 관심 없는 친구들. 저는 한 번 더 들여다보고 먼저 연락해보고 요즘 마음은 어떤지 힘든 일은 없는지 묻는 사람이었는데 전부 헛짓거리였다고 그리고 이 세상에 저 혼자밖에 없다는 생각에 공허한 요즘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강압적이고 하루에도 기분이 왔다갔다하는 아빠 때문에 대학을 가기까지 집안에서는 항상 눈치를 보고 살았습니다. 기분 좋을 때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화가 많고 욱하는 사람이었죠. 학교가 끝나고 집에 돌아올 땐 아파트 주차장을 돌며 아 차가 있는지, 있으면 괜스레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숨어서 일하러 나가는 것을 보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집에 있으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빠 때문에 항상 불안감을 가지고 살았죠. 제 일상은 불안이 항상 함께 했습니다. 택시운전을 했던 그 사람은 자기 가족밖에 몰랐습니다. 버는 돈 다 그쪽에만 썼거든요. 같은 택시를 했던 동생 사납금 메꿔주느라 대출까지 받아 빚이 생겼고, 그로 인해 부부싸움을 하게 되면 그 이후론 그날 번 돈을 가져다주지 않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항상 싸움의 원인은 돈과 의처증으로 벌어졌죠. 그로 인해 넉넉지 못한 집안 사정으로 보충수업이나 EBS 교재 돈 걱정을 하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이유로 일하느라 자식들에게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죠. 그래서 중학교 때 겪은 왕따는 온전히 저 혼자 몫이었어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음 둘 곳 하나 없는 시간 속에서 견디게 하는 힘은 음악이었습니다. 위로는 동경이 되었고 꿈이 되었지만, 겁이 많고 두려운 그 사람 눈치만 보던 저는 말할 용기조차 내지 못했어요. 말한다 한들 입시준비를 해 줄 여력이 없을 것을 알았기에 안 한 것도 있지만요. 유명한 실업계 고등학교 밴드 동아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 진학하려고 했지만 색약 때문에 그 꿈조차 꺾여버렸습니다. 그렇게 인문계 진학을 했고 목표도 없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여느 때처럼 부부싸움이 있었고 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싸움을 말리려 했던 제 행동 그것이 본인을 화나게 했는지 칼로 저를 죽이려 달려드는 상황까지 벌어졌었죠. 그게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무렇지 않게 학교에 갔어요. 아직도 생생하지만, 한편으로 꿈같기도 합니다. 많이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담담했거든요. 그렇게 꿈과 희망이 없는 불안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던 10대를 지났습니다. 그나마 관심 있던 학과를 진학했습니다. 그 사람은 입버릇처럼 대학에 가면 알아서 벌어서 살라는 말을 듣고 컸었고 저는 주말엔 아르바이트 평일엔 근로 장학으로 돈을 벌어가며 생활비를 충당해가며 살았습니다. 당연히 학비는 학자금 대출이었고요. 대학생활도 불안의 연속이었네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할 때가 되어 동생이 대학을 입학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이전과 똑같은 학교생활을 했고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났을까요. 알고 보니 장난기도 있고 살가웠던 동생 녀석에게는 신용카드를 쥐여주고 용돈을 주며 실용음악과에 진학했던 동생에게 필요한 몇백만 원 악기를 덜컥 사줬다는 이야기를 한참이 지나 듣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음이 건강했을까요. 별생각이 없었는데 지나고 나서 보니 저에게는 상처가 된 거 같아요. 그렇게 집에는 마음 둘 곳 하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자친구만 만나러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늘었죠.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엄마가 귀띔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달라고 그가 얘기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자식에게 손을 벌리는 게 민망했던 걸까요, 본인 자존심이 상했던 걸까요. 집에 늦게 들어오거나 안 들어오나 봐 화를 내는 것으로 말을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집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의도치 않은 독립을 하게 된 거죠. 취업이나 입시 등 뭘 준비해도 되는 게 없고 여자친구는 여자친구대로 우울증이 와 그거 들여다보고 옆에 있어주다 보니 저도 무너져 몇 년을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일용직 근근이 살았습니다. 30년 넘게 불안만 가득한 세상 속에서 살아서 엎어진 건가 싶어요. 이제 겨우 일어나려고 하고 있는데 엄마가 우울증에 자살시도를 하는 일이 벌어졌네요. 두통이 있던 엄마는 그날 유독 심한 날이었어요. 구토해가며 일을 했답니다. 책임감이 강했던 엄마는 끝까지 일을 마쳤죠. 항상 마중을 나왔던 그 사람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집에서 처 자느라 일을 안 했다는 얘기를 듣고 무너져내린 엄마는 도중에 내려 길가에서 나오지 않는 헛구역질을 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남인 듯 쳐다만 보고 있고 지나가던 남인 직장동료는 무슨 일이냐며 등을 두드려줬다죠. 그렇게 우울증이 걸렸습니다. 그 사람은 그전에도 그랬었고 그게 쌓이다 못해 엄마는 무너진 게 아닐까요. 본인이 그렇게 만들어놓고는 엄마를 캐 줘 차 제대로 못 해 자살시도까지 이어졌었고 우울증 걸린 지 1년이 채 돼지도 않았을 때, 엄마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그의 말을 듣곤 엄마는 집을 나왔습니다. 그렇게 저랑 같이 있게 된 지 7개월이 지났네요. 집을 나와 어찌어찌 외가 쪽 도움으로 장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민을 해보고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디 가서 일할 때가 있겠느냐는 엄마 말에 시작하게 된 것이 화근이었죠. 식음료 업종에서 긴 시간 일을 했었고 얄팍하게나마 지식이 있었지만, 장사준비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 처음이라 매일 고민하고 공부하고 알아보기 바빴습니다. 엄마는 아무것도 몰랐으니 온전히 장사 준비부터 모든 것들은 제 일이었죠. 하지만 전혀 관련 없는 유흥장사를 하던 이모 말을 신뢰했었던지 제 의견은 항상 무시되었습니다. 그렇게 이모 말만 듣고 관련업종에서 일해본 경험과 매일매일 준비를 위해 정보를 알아보고 공부한 시간들은 헛수고가 되었죠. 결론은 항상 제가 맞았습니다. 그러고나서 보니 엄마는 우울증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른사람 말만 믿으면서 저에게 기대는 것이 화가 나더라고요. 물이 컵에 가득 차서 한 방울만 차도 넘치는 것 처람 화가 마음속에 가득하여졌습니다. 게다가 엄마는 이전에 약을 복용하면서 꽤 호전됐다가 어떤 이유로 멈춘 상태였고, 집을 나오면서 점점 악화가 됐죠. 매일 죽은 표정을 보고, 죽고 싶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밥을 먹지않는 모습을 지켜보며 옆에 있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5개월 가까이 그 모습을 매일매일 보니 저도 너무 힘들더군요. 다시 약을 복용을 시작하고 좀 호전된 지 얼마 안 됐네요. 며칠전 타지에 있던 동생이 오랜만에 와서 식사하던 중 이모가 엄마에게 장사도 되지 않는데 애 붙잡아두지 말고 취업하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해서 본인은 불안하고 생각이 많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장사를 하다 보니 엄마도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그럴 때마다 이런저런 불안감이 많이 든다는 말을 이전부터 했었습니다. 이모는 걱정해준다고 하는 말이지만 결국 불안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을 이전부터 계속 반복적으로 했었다는 걸 알고 있었던 저는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폭발을 했네요. 저도 제 앞길 막막한데다 장사 또한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잡힐때까진 옆에 있을 생각이었습니다. 엄마도 제가 없으면 불안하다며 의지를 하기에 당연히 가족이니까 옆에 있어줘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제 불안과 싸워가며 묵묵히 있었고요. 또한, 애초에 장사하라고 돈을 빌려줄 때도 제 과거 이야기를 듣고 나서 마음이 힘들어 보이니 같이 하라고 하면서 시작을 했었는데 그런 소리를 하니 더욱 화가 나더라고요. 걱정한답시고 말만 하지만 정작 힘든 꼴은 제가 다 겪고 있는데 입으로만 그러고 있으니 너무 화가 납니다. 근데 그 자리에서 엄마는 이모가 모르고 한 거니 이해하라고 동생도 이해는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하네요. 너무 답답해 여자친구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여자친구 또한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합니다. 이성적인 판단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너무 화가 나고 허무하네요. 몇 년 전부터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살려고 아등바등했는데 그것조차 하기가 싫어요. 이 글을 쓰는 것도 살려고 아등바등 거리는 거긴 하지만.. 더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드네요. 당사자한테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우울증 걸린 엄마 붙잡고 그런소리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이모한테 그런소리를 하자니 엄마가 의지를 하고 있으니 그건 그것대로 할 수가 없네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너무 답답하고 미칠거 같아요. 그렇다고 이걸 풀 만한 무엇을 해야하는데 장사가 안돼니 어떤 취미를 하거나 어딜 떠날 돈도 없고 그렇다고 시간이 있는것도 아니네요. 주 6일 항상 가게에 있다보니 무엇을 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시간이 있어도 할 수도 없구요. 너무 답답하네요. 끝까지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오신 분들도 각자 정말 힘든 것들을 안고 살아가실 텐데, 괜히 제 얘기가 조금의 힘듦을 더 얹어 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조금이나마 행복해지시길 빌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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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가는하얀부엉이
· 한 달 전
이야기 잘 읽었어요. 사실 저는 오늘 정말로 죽을 생각이었어요. 그러다가 못 죽고 다시 엄마가 차에 태워서 집에 왔는데 저는 엄마에게 늘 미안하다는 이야기와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강으로 버스를 타면서도 걸려오는 전화를 모두 무시한 채로 앞만 보고 갔었죠.. 뭐 결국에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렇게 집으로 오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저한테 미안하다는 오히려 사치이고 저한테 미안해하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싸운것도 따지고 보면 엄마탓인데.. 아무튼 그러다보니 그냥 머릿속에는 죽고싶다. 죽자 이런 생각밖에 없게 되는데 글쓴이 님의 이야기를 읽어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아직 학생이기는 하지만 저에게 힘든 일들이 닥치면 이제는 못버티겠다고 생각하며 늘 피하려고 했거든요.. 그냥.. 그 상황들을 묵묵히라도 버텨온 게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되네요.. 글쓴이 님 같이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앞으로 힘든 일이 있더라도 너무 고되지 않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