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는 게 맞지 않을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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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죽는 게 맞지 않을까?
커피콩_레벨_아이콘0055란
·20일 전
솔직히 재수 한다고 고3 때 급격하게 예체능으로 바꿨는데 그것도 해봐야 문창과였어. 예체능이랑 문과랑 섞인 이도저도 아닌 거. 나와봐야 별 다른 메리트도 없어. 취업률도 0에 가깝고 그냥 남들 과제하는 거 보니까 나는 그렇게 못 살겠는거야. 그냥 차라리 알바나 하면서 자격증부터 얻을까 했거든? 내가 아직 20살인데 대학 가고 싶을 때 의지가 생기면 어련히 하겠지 싶어서. 근데 부모님이 그건 안 된대. 안 가면 패배자 인생이고 우리가 너한테 투자한게 얼마인데 그러냐는거야. 지금 6월 다 끝나가는데 겨우 국어 영어 두 개만 공부하면 되는데도 수능특강 산 거 하나도 안 풀었다. 생각해보니까 6월 모고도 안 풀었어.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쉽게 포기하는데다 게을러서 맨날 오후 1시에 일어나. 그와중에 아빠 얼굴 보기 싫다고 자는 척하다가 오후 3시쯤에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밥이나 처먹고 6시 알바 가는 거. 딱 그거만 해. 근데 알바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하나 더 늘렸더니 이번 달부터 70밖에 안 벌어. 그런데도 그 돈 아이돌 앨범사고 놀고 귀걸이 산다고 잔뜩 써. 그냥 죽는 게 맞지 않을까? 난 딱히 별 다른 미래가 없어. 대한민국에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고 문학계를 강타할 정도로 글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 돈만 빨아먹고 친구도 적어.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무기력하다고 축 늘어져서 살아. 그런 나도 좋아하는 게 몇 개 있는데 조잡한 작곡이랑 짧은 글 쓰고 남이랑 공유하면서 서로 글 주고받고 감탄하는 거랑, 노래하는 거? 그거 칭찬 많이 받았던 것 같아. 왜 노래 쪽으로 안 가냐고 하더라고 근데 그 정도로 엄청난 재능도 아니야. 이대로 더 살아봤자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 잡히고, 그래서 논두렁 걸으면서 메로나 먹다가 바나나 껍질 밟고 죽을 것 같은데 지금 죽는 게 맞지 않을까?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봐야 빚만 생기고 별 의미 없는 것 같은데. 스무살에 너무 이른 생각인가. 그래도 장기기증 신청했어. 나름 도움도 되려고 헌혈도 몇 번 했고 유서도 이미 적어놨어. 주변에 보낼 문자들이랑 다 정리해놨어. 차라리 내가 술이나 덜 마시면서 간이 건강할 때 하루라도 빨리 기증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알바해도 실수만 하고 대학도 못가고 공부도 안 하고 주변인 속만 썩이는데 그냥 현실적으로 그게 맞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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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o6
· 20일 전
고시생활에서 생활패턴 관련된 조언이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작년의 내가 떠올라서 도저히 못 지나치겠다ㅜ 나는 작년에 재수를 망치고 정말 죽고 싶었어. 방에 틀어박혀서 하루종일 게임만 하고 엄마 출근할 때 자고 퇴근하면 일어나서 저녁먹고 밤새도록 게임만 했었어. 그 전까진 게임같은 거 해본 적도 없었는데 게임에 빠져 있지 않으면 그냥 하루종일 죽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고 울기만 하고 후회만 해서 ***듯이 게임만 하고 밖에도 안 나갔었어. 나는 그때 나를 너무 자책했었고 지금도 재수할 때 나를 돌이키면 자책하고 후회만 해. 근데 내가 그 다음해에 깨달은 건 생각보다 많은 고시생들이 이래. 나만 유독 게으르고 무기력하고 우울하고 그런 게 아니라 다들 그래. 막연한 수험생활은 지치고 불안하기 마련이고 우울증에 걸리기 딱 좋은 환경이야. 우리가 특출나게 미련하고 근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거야. 그러니까 회피하면서 자책하기보다 내일을 위해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세워놓는 쪽을 선택했으면 좋겠어. 해야 하는 것들을 눈에 보이는 곳에 적어 두면서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해봐. 국어 영어만 하는 거면 지금부터 수특 풀어도 안 늦어. 6모는 늦어도 7~8월 안에 풀면 되고 너는 정말로 절대 늦지 않았어... 그러니까 포기하지말고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생활패턴부터 바꿔봐. 회피하는 건 당장에는 좋겠지만 장담컨대 마주하고 부딪히는 게 훨씬 더 마음 편해. 죽도록 하기 싫겠지만 시작하고나면 괜찮아져. 나도 딱히 생각해둔 미래는 없지만 그래도 되지 않을까. 우리는 이제 성인이고 너는 이제 스무살인데... 오히려 뭔가 대단한 것들을 이룬 스무살이 드물잖아. 우리는 지금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이번 수능만 잘 끝내면 박수받을 수 있잖아. 당장은 뒤처진다 생각할지 몰라도 잘 생각해보면 또래 애들이 지금 이룬 것들 우리도 1년이면 다 그만큼 성취해낼 수 있는 거야. 미래는 지금부터 꿈꾸면 되지. 그럴 수 있으니까 앞으로를 기대하고 살 이유는 충분해. 미래가 걱정되고 불안하다면 그만큼 현실을 충실히 살면 돼. 앞으로 네가 이뤄낼 성취들과 그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들이 미래를 기대하며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좋겠다. 올해 정말 열심히 살아보자
커피콩_레벨_아이콘
0055란 (글쓴이)
· 20일 전
@godo6 ....진짜 고마워. 보자마자 울어서 이제야 답을 다는데..... 진짜 고마워. 그동안 수고 너무 많았어. 올해 열심히 살아보자. 그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