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살고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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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살고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느즈막히
·한 달 전
학창시절에는 꿈많고 열정많은 학생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부러워할정도로 꿈이 확고했고 성적도 열심히 올렸고 각종 대회도 열심히 나갔어요. 그렇게 대학에 왔고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어머니가 난치병에 걸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제 인생이 달라졌어요. 설거지 한번 해본 적 없는 제가 집안일을 도맡아하고, 병원을 따라다니고.. 하면서 성격이 많이 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바에서 툭치면 기절하고(결국 잘렸습니다) 밥도 목구멍에서 넘어가지를 않아 이유모를 위장장애로 입원도 했습니다. 이겨내고 대학병원에 간호사로 취업했습니다. 하필 가장 힘들기로 유명한 부서를 가서, 입사동기 4명이 다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를 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가진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 6개월 이상을 다녔고, 결국 마음이 무너져 퇴사를 했습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싶어서 일을 시작했는데, 내가 그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를 민폐처럼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진짜 3개월 정도는 쉬는날에도 일 생각에 하루종일 울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울증 검사를 하면 꼭 병원에 가라고 하더군요. 퇴사 후 앞으로 병원은 못가겠다.. 생각하고 진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정신건***호사가 되기로 했습니다. 원래 심리에 관심많았고, 학교다닐 때 애들 고민 들어주는 게 특기아닌 특기였거든요. 수련받는 기간은 괜찮았습니다. 내가 이전 회사에서 당한 건 가스라이팅이었나 싶을 정도로 수련지에서도, 돈을 벌기 위해 했던 알바에서도 칭찬만 받았습니다. 이 기간에 정신과에 방문해서 툭 하면 기절하고 과호흡왔던 게 공황장애였다는 걸 알고 1년간 약물치료도 받았습니다. 행복한 1년을 보내고, 같이 일하신 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에 추천으로 모 센터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원하던 센터는 아니었는데, 경력이 없어서 가려받을 처지가 못되었습니다. 사람도 좋고, 직장도 가깝고, 일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일을 해보니까 여기도 쉽지않더군요. 상담을 해야하는데, 다들 내가 전문가인 줄 아는데 저는 쌩신입이라 아무것도 모릅니다. 지역사회 연계도.. 상담 기법도.. 정신과적 지식도 얕은 수준인데 다들 저에게 답을 요구하고, 그에 따라 한 사람 인생의 방향성을 결정짓겠다고 하니 너무너무너무 부담스럽습니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은 경력이 20년이 넘으셔서 (제가 따님과 나이가 같습니다) 많이 배우고는 있습니다만. 저희 센터가 애초에 사람이 적어요. 실무요원이 둘밖에 없어서 제가 신입이라고 일을 안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힘든 일은 선생님이 도맡아하시고 저는 사무일을 주로 하긴 하는데 선생님에게도 너무 죄송합니다. 가끔씩 진지하게 이 자리가 제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직장과 삶의 분리도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월요일에 면담이 잡히면 3일 전부터 어떻게 면담해야할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해가는데 항상 면담내용은 제 예상을 빗나가더군요. 제가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터라 면담 때 빼먹은 말, 심할 때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더 나아지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면담 후 2-3일씩 더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공부를 해보고싶은데, 상담은 실질적으로 학부를 다시 나오지않는 한 실무 공부가 어렵고.. 솔직히 저도 대학을 다시 가고 싶지 않고, 애초에 내가 이 직군을 계속하는게 맞나? 하는 고민이 됩니다. 이게 제 핵심 고민인 것 같습니다. 자꾸 공기업을 찾아봅니다. 이건 더 편하겠지.. 일상에 지장까지는 안주겠지.. 가정이 힘든데 일이라도 편한거 해야하지않을까..? 그래도 경력칸에 6개월은 아닌데.. 여길 2년은 다녀야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반복돼요. 요즘 어머니도 저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높아지셨어요. 근데 솔직히 어머니랑 저는 성격이 원체 엄청 안맞습니다. 저는 항상 어머니랑 떨어져 사는게 꿈이었습니다. 근데 항상 붙어서 살다보니.. 그냥 일도 싫고 집도 싫고 다 싫습니다. 쉬는 날은 왠만해서 방에서 나가지않습니다. 혼자가 제일 평화로우니까요. 엄마를 바꿀 수는 없고, 아빠는 엄마 병원비 때문에 일을 해야하고, 누군가는 부양을 해야하고 그게 나일 수 밖에 없고... 그러니까 직장이라도 편한 일을 구하고 싶습니다. 학창시절, 대학시절을 떠올려보면 직장으로 자아실현을 하고싶다! 난 성장하고 싶다!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다! 라고 외치던 저인데 요즘엔 그냥 편한 일 하고싶다.. 근데 편한 일하려면 또 공부하고 자격증 준비해야하잖아? 게다가 새로운 곳에서 또 새롭게 적응해야하고 그것도 싫고... 이 마인드가 되어버렸습니다. ㅋㅋㅋㅋ 쓰고보니까 번아웃인가보네요. 20대가 흔들리는 나이라고 알고는 있는데, 이래저래 정신건강이 취약한 저에게 참 가혹하게 느껴지네요. 가끔씩 작년에 처방받았던 불안약 여분을 까먹습니다. 나한테는 정형화된 일상계획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데 제가 아직도 직업적인 욕심을 못버린건지. 아무것도 포기하지않고 해내고 싶은 제 욕심인건지..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다시 병원에 가야하나.. 싶기도 하네요. 저도 분리도 잘되고 역전이도 안되고 출근이 싫지않은 적성이 있을텐데 그게 뭘까요. 진짜 제가 하고싶었던, 해나가야하는 건 뭘까 싶네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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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ytu
· 한 달 전
당연히 그런마음이 들것 같아요 공기업을 알아보는것도.. 다 그럴만 하네요... 많이 힘드셨을것 같은데 잘버티신것 같아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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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넬
· 한 달 전
인생은 억까의 연속이다...참 뭐 같은 상황이시네요... 극복하시길 바랍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