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를 사랑해야만 했다. 애처롭게 피어오르는 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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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
난 너를 사랑해야만 했다. 애처롭게 피어오르는 눈물을 머금고, 분홍빛으로 속박당한 마음의 피멍을 감춘 채로, 난 너를 사랑해야만 했다. '그 날 하루 반짝' 같은 말은 나에겐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사랑을 사랑했다. 나 자신도, 네 자체도 아닌, 사랑을 사랑했다. 사무치게 외로운 나에게는 사랑이라는 감각이 필요했다. 온기가 필요했다.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사랑을 할 대상이 필요했다. 그렇게 사랑을 사랑하게 된 어리석은 나는. 아픔을 숨긴 채 너를 사랑해야만 했다. 사랑을 해야만 했다. 사랑을 해서, 내부의 냉기를 온기로 채워야만 했다. 쉽게 채워지지도 않을, 채워줄 수도 없는 그 바다만큼의 공허를 난 사랑해야만 했다. 네가 윤슬이 되어 잔물결로 나를 감싸주었으면 했다. 그러나 사랑을 구걸하면 할수록 더욱 더 비참하게 잠식되어 가는 나를 발견했다. 그럼에도 사랑을 사랑했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사랑을 했다. 사랑을 해서, 나를 채우고 싶었다. 어쩌면 나는 나의 공허마저도 사랑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나에게 묻는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토록 애달픈 사랑을 해왔는데, 사랑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정의내리지 못했다. 사랑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데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어리석기 짝이 없다. 사랑, 사랑,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가 역겹게 느껴질 정도로 삭막한 삶을 감내해왔다. 나는 도대체 사랑이 뭔지 알아야만 했다. 그래서 난 너를 사랑해야만 했다. 나와 함께 공허해질 네가 필요했다. 나에게 사랑을 알려줄 네가 필요했다. 평범하게 살지 못했기에 평범함이 허락되지 않은 나에게는 사랑조차도 학습이었다. 평생 무언가를, 누군가를 사랑하다가 사랑 속에 잠겨 죽고 싶다. 사랑의 의미를 정확히 알게 될 쯤에 사라지고 싶다. 시간이 나를 예쁘게 녹여서 사랑이라는 향수가 짙게 베인 여자가 되고 싶다. 그러니까 난 너를 사랑해야만 한다. 물론 너는 가시여서 나를 사정없이 찔러댈 것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너를 사랑해야만 한다. 너와 함께 유치해지고 싶다. 힌없이 유치해져서, 열 다섯 살의 나로 돌아 갈 만큼. 사랑을 하고 싶다. 사랑을 알고 싶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 사랑이 아닌 너를 사랑하고 싶다. 나를 사랑하고 싶다. 내 인생을 바쳐서 사랑의 의미를 찾고 싶다. 내가 조금은 웃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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