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 심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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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한 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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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항상 한결같던 사람이 어제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아니 어쩌면 그냥 내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잠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됐었는데 어제는 뭔지 모를 서러움에 혼자 울며 돌아왔다.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1년 가까이 끊어온 담배를 다시 떠올렸다가 간신히 참았다. 대신 그 사람이 줄이라고 했던 술을 밤새 마셨다. 언젠가 그 사람에게 주려고 챙겨둔 것이 눈에 보여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은 알지도 못할 혼자만의 심술이었을까. 밤새 잠 못 이루며, 그 사람으로 인해 다시 살고 싶다고 생각하며 버텨온 날들을 돌아봤다. 그만할까. 이제 그만할까. 이마저도 심술일까. 심술이었으면 좋겠다. 사실은 이 사람 없이는 살*** 힘이 없을까 봐 두려우니까. 나는, 많은 순간 죽고 싶은 나는, 사실 살아가고 싶기도 하니까. 그러니까 지금 이 마음은 심술이다. 이 사람 없이 살 수 없을 거란 불안과 두려움이 아니라, 어제의 서운함에 이어진 잠깐의 심술, 유치한 마음이다. 이러다 짧은 카톡이라도 하나 오면 이 심술도 녹아내리겠지. 잠시 얼굴 보고 나면 또 아무 일 없었던 듯이 기쁜 발걸음으로 돌아와 하루를 살겠지. 그렇게, 아마 나는 살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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