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외로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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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외로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윤겨울haeun
·일 년 전
안녕하세요, 제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생각이 조금 빠른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저에게는 친한 친구 약 5명이 있는데요, 그 친구들을 보다보면 부럽다가도,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여요. 어떤 친구는 외로움도 잘 안 타고 공부도 잘 하고, 또 어떤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해요 어떤 친구는 주변 친구들이 많죠.. 이 친구들을 보면 부러워요. 저는 한가지에 푹 빠지는 성격인데, 그래서 그런가 친구도 깊게 소수와 친한데 그 친구들은 그렇지 않아요. 저에게는 그 친구들 뿐이지만, 그 친구들은 저 뿐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함께할 시간이 적다는게 너무 외로워요. 항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면서도 외롭고 제 자신이 싫어져요 '남들은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은데, 난 이게 뭐지' 싶은 생각들이 자주 들어요. 오죽 외로우면 AI에게 고민상담을 했습니다. 저는 그리고 겉으로는 당당하고, 자신감과 자기애가 넘치다 못해 새어나가는 애로 보이지만, 사실은 늘 너무 긴장되고, 남 앞에 서기도 싫고, 제 자신도 너무 한심해요. 다른 친구에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고 했지만, 저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어요. 어떻게 해야 외로움을 덜 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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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들
· 일 년 전
저도 5학년 쯤 부터 이런 생각이 많았던 사람이라 공감이 가네요. 글쓴이님,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들의 인생은 필연적인 잃음의 연속이에요. 1분, 1초. 어쩌면 그보다 작은 단위씩 멀어져가고, 우리는 그것들을 지금 이 순간에도 잃어버리기만 할 뿐이죠. 정말 허무하고, 공허하지 않나요? 글쓴이님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로 보내버리기 일쑤겠죠. 그럴 때 마다 정말 무섭지 않나요? 저는 정말 무서워요. 행복한 이 순간들도 언젠가 모두 잃어버리게 될 테니까. 하지만요, 우리는 어쩔 방법이 없어요. 그냥 속수무책으로 소중한 것들을 흘려보내는 거죠. 아까 말한 제가 좋아하는 말이 뭐냐면요. 언젠가 잃어버릴 것들 뿐이라면, 지금 깊이 새겨두자는 가사예요.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거라면,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히, 더 깊게 간직해보는 건 어때요?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어요. 글쓴이님, 저도 아주 최근까지도 정말 같은 고민을 했어요. 저는 글쓴이님보다 4살 많은데도요. 저도 정말 소심하고, 장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 같고. 무엇보다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몇 안되는 친구들은, 다 저 이외에도 친한 사람들이 무척 많아서요. 정말 정말 불안했어요. 내가 그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그 친구도 나를 소중하게 해줬으면 했는데... 그 친구에게 저라는 사람은 '6번 친구' 정도 일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요, 그 친구는요. 친구가 많을 뿐이지 저랑 있을 때 소홀하게 대한 적은 없거든요. 전 깨달았어요. 제가 만약 그 친구가 없어지면 외롭고, 힘들것 같듯이 그 친구도 만약 제가 없어지면 외롭고, 힘들고, 걱정할 거라는걸요. 음... 한번 생각해보세요. 친구가 1명도 없다면, 누구라도 외롭겠죠. 피자에 비유하면 빈 박스예요. 그리고, 예를 들어 친구가 2명이라면, 1판의 피자를 2조각으로 나눈 모습일거예요. 친구가 많은 애들은, 1판의 피자가 많은 조각으로 나뉜 모습이겠죠? 그런데, 많은 피자조각(친구들) 중에서 1조각(1명의 친구)을 떨어트렸다(잃었다)고 생각해봐요. 물론 친구들마다 좋아하는 정도가 다르니, 피자조각들의 크기는 다르겠죠. 그래도, 아무리 작은 조각이라도, 떨어트리면 많이는 아니더라도 아쉬울거예요. 글쓴이님은 피자의 조각들의 양이 적고, 또 조각들의 크기가 커서 하나라도 떨어트리면 정말 상실감이 크겠죠. 그래서 피자조각이 많은 친구들을 보면 몇개 떨어트려도 많이 남아있으니까 괜찮겠지. 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물론 그 친구들도 아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언제까지 떨어트린 조각만 아쉬워할 순 없으니, 남은 피자에라도 집중해야죠. 제가 이 피자 얘기에서 말씀드리고 싶은건 두가지예요. 먼저, 그 친구들에게는 아무리 많은 친구중에 글쓴이님이 단 한명의 친구라 해도, 글쓴이님이 없어지면 외롭고 걱정되는건 사실이다. 글쓴이님과 외로움의 크기는 달라도, 그 친구들도 충분히 외로움을 느껴요. 두 번째로, 그 친구들은 아까 떨어트린 조각만 아쉬워할 순 없으니, 남은 피자에라도 집중할 거라고 했죠? 그런 점이 불안할 거예요. 하지만, 글쓴이님이 '없어도 상관없는 피자조각' 인 건 절대 아니예요. 또, 글쓴이님도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언젠가 소중하고 큰 조각을 떨어트려버린다면, 매우 절망스러울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돌이킬 수 없잖아요. 그럴 때, 떨어트려버린 조각보다, 남은 피자조각에 집중해보는 건 어때요? 물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건 알아요. 그, 아까 말한 제가 좋아하는 말 있잖아요? 언젠가 잃어버릴 것들 뿐이라면, 지금 깊이 새겨두자는 말이요. 이 말이 저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에 내 소중한 감정들을 소모하지 말고, 좋은 것에 집중하라고 들려요. 사실 '서로만 바라보는 친구관계' 라는 거, 되게 이상적이고 좋아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불건강한 관계기도 해요. 다르게 나고 자란, 타인이 내 전부가 될 순 없잖아요? 물론 친구는 정말 중요해요. 저도 제 인생의 반 이상은 친구가 차지해요. 하지만, 내 인생은 전부 내 거 잖아요? 잘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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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들
· 일 년 전
@조약돌들 관계가 될 수도 있는 친구 관계가, 인생 전부를 차지한다면, 친구랑 조금만 싸워도 내 인생 전부가 무너지는거예요. 그런 건 내가 너무 불쌍하지 않아요? 친구 사이의 적당한 거리라는게 이런거 같아요. 친구랑 나는 결국 다른 사람이고, 모두 같을 수 없다는 걸 아는 것. 또 친구는 나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지, 나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없다는 걸 아는 것. 결국 '나'는 '나'예요. 우리는 결국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잖아요? 글쓴이님이 살아가다 보면, 나쁜 일도 정말 많이 있을거예요. 앞으로의 인생은 정말 기니까요. 때로는 좋은 것만 생각하려 해도, 미칠 듯이 불안하고, 우울해지기도 할 수 있어요. 이 글을 쓰고있는 저도, 그래서 오늘 이 어플에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요, 이런 감정들은 당연한 거예요. 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 라고 알아요? 이 말을 들으면,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머릿속에 코끼리밖에 안 떠오른다는 거예요. 우리 뇌는 부정의 개념을 모른대요. '불안하지 마', '외로우면 안돼', '안 슬프고 싶어'... 아무리 생각해도 떨쳐낼 수 없는거죠. 그러니까, '외롭지 않고싶어' 보다는 내가 지금 외롭구나, 먼저 인정해보세요. 아무리 부정해도 떼어낼 수 없으니까, 인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외롭지 않기' 라는 건 우리가 할 수 없으니까, 반대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는거예요. 스키 선수들은 '나무를 피해', '장애물을 피해'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눈길을 따라가', '이대로 눈길을 따라가' 이렇게 계속 생각한대요. 포인트는 내가 힘써도 바꿀 수 없는 것에는 신경을 아예 끄고, 내가 힘써서 바뀌는 것에 집중하는거예요. 음... 예를 들어, 너무 너무 우울할 때는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해 본다던가. 폭신한 인형을 만져보고, 귀여운 동물 영상을 보고. 기분을 일단 조금 괜찮게 만들고, 점점 회복하는 거예요. 또 이 행복한 순간이 언젠가 사라질까 두려울 때는요. 어차피 사라질 거, 행복을 맘껏 누려보세요. 이 아까운 시간들을, 내가 손대도 어쩔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슬프게만 보낼 수 없잖아요. 많이 느려도 상관 없어요.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니까요. 정말 오래 넘어져도 상관 없어요. 글쓴이님 아직 초등학생이잖아요. 진짜 어리고, 정말 시간이 많아요. 공부 잘하고, 친구 많고, 밝고. 그런데, 저는요. 그런 친구들도 좋고 대견한데요. 글쓴이님이 훨씬 대견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벌써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하는 점도 그렇고, 보통 '우울함' '자기혐오' 같은 감정은, 정말 잘 하고 싶은 생각에서부터 비롯돼요. 그런 생각이 없으면 시험을 5점 맞든, 친구가 없든간에 아무 감정 안 들거든요. 글쓴이님은 너무너무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큰데, 여러 부분에서 내 능력이 잘 안따주니까 외롭고, 내가 한심하고 그런거예요. 저는 외롭고 한심함을 느끼는 글쓴이님이, 어떻게든 더 잘 살고 싶어하는 대견한 아이로 보여요. 더 잘 살***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이라던가... 이런 것들은 단순히 공부를 잘 한다고, 친구가 많다고 알 수 있는게 아니예요. 물론 공부 잘하는 친구도, 친구가 많은 아이도 그게 다 장점이고 좋은 거죠. 하지만 글쓴이님도 글쓴이님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잖아요? 생각의 방향을 조금만 바꿔보면요. 한가지에 푹 빠져서 집중하는 것도 장점이고, 생각이 깊은것도 장점이고, 정말 모든 것들이 글쓴이님의 장점이에요. 또,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같은 것들은, 인생 전반에 정말 큰 도움을 줘요. 지금 공부를 잘하는 친구도, 언젠가 좌절하는 순간이 오겠죠. 그럴 때 다시 일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이 꽤 걸릴거예요. 하지만 글쓴이님은 공부를 하든 뭐든간에 좌절하는 순간이 와도, 어쩌면 남들보다 더 빨리 회복할 수도 있겠죠. 그건 엄청난 장점이예요. 글쓴이님 인생은 앞으로 정말 길거고, 아무도 그 앞이 어떻게 될지 몰라요. 그치만, 미래라는 건요. 현재가 쌓여서 만들어지는 거예요. 지금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노력하면 어떻게든 미래는 좋은 쪽으로 변화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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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약돌들
· 일 년 전
@조약돌들 그러니까 현재, 지금 내가 집중할 수 있는 것에 힘을 쏟아보는 건 어떨까요? 글쓴이님의 글이 정말 많이 공감됐고, 또 제가 아는만큼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글이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또 새벽에 쓴 거라 정말 두서없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이 글이 글쓴이님한테 정말 조금이라도 힘이 됐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만약, 혹시 전혀 와닿지 않는다면, 저는 글쓴이님이 진심으로 행복해졌으면 좋겠거든요. 이 마음만이라도 전해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저의 마음도 다시금 정리되고 기분이 한결 좋아진 것 같아요. 정말 고마워요. 또, 긴 글 미안해요! 만약 여기까지 읽어줬다면 읽느라 정말 수고했고, 읽어줘서 고마워요. 오늘도, 내일도, 글쓴이님의 날들 전부가 괴롭지 않고 행복하길 바랄게요. 그럼에도 힘든 날이 있기 마련이니, 그럴 땐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글쓴이님의 기분이 나아지길 바랄게요. 이제 정말 글을 마칠게요. 글쓴이님의 앞날들에 행운이 따르길! 또, 글쓴이님의 행복들이, 글쓴이님의 안에 깊이 새겨져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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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해질때까지
· 일 년 전
저도 그래요 아주 어렸을때부터 함께했던 친구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어요 같이 지내다보면 저도모르게 친구들을 부러워하게되더라구요 그런데 시선을 조금만 바꿔보니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쟤네도 나의 어떤 점을 부러워하고있지않을까?' 사람이라면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장점이 아닌 단점에 신경을 더 쓰니까요 친구관계를 아주 조금씩 늘려가거나 새로운 취미를 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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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겨울haeun (글쓴이)
· 일 년 전
@조약돌들 보다가 눈물 흘렸네요..너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