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관계 및 퇴사 후 우울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우울증|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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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관계 및 퇴사 후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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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저는 올해 초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입니다. 자취 경험이 없다보니 부모님께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많이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머님과 많이 친해 제 시시콜콜한 생활이나 인간관계까지 모두 공유드리는 편입니다. 제 옷도 어머님이 모두 사주시고, 외출을 할때도 무슨 옷을 입을지 골라주십니다. 대학시절 화장을 가끔 안하고 나가고 싶을 때가 있었는데, 어머님이 동기들한테 무슨 망신이냐고하셔 시험기간까지도 화장을 하고 가기도 했습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남친 옷이나 선물 등도 어머님이 사주시고, 다툴 때나 중요한 결정에도 어머님의 의견이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부끄럽지만 학업적인 측면에서도 초등학교때부터 공부에만 집중하라고 수행평가도 다 대신 해주시고, 대학교때는 교양 레포트, 취업할때는 자기소개서도 대신 써주시기도 했습니다. 이런 어머님의 도움으로 명문대를 졸업했고, 올여름 원하던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연수원에서 인간관계에서도 약간 겉돌았고, 계속되는 과제와 발표에서도 위축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연수원에서 내주는 과제들조차 스스로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이제는 사회인인데 아직도 엄마의 도움을 빌린다는게 창피했고, 다른 동기들이 제 과제를 엄마가 대신 해줬다는 것을 알아채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다 숨을 잘 못쉬고 안절부절 못하는 공황발작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회사를 제대로 다녀***도 못하고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신과에서 급성 스트레스 장애 판정을 받았고, 계속되는 우울감, 무기력함과 자책과 후회, 자살사고로 몇달을 허비했습니다. 지금은 조울증인지 우울증인지 지켜보고 있는 단계입니다. 저 때문에 어머님도 충격이 크셔 정신과 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다시 취업준비를 하려는데 의욕이 잘 생기지 않고, 집중력과 인지능력도 많이 저하된 것 같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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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 일 년 전
작은 것부터 하나씩 계획을 세워 실천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좋아요. 하다못해 일어나면 매일 이불 개기 같은 사소한 일이어도 좋습니다. 화요일은 산책하며 마음을 가다듬기, 목요일은 취준정보 알아보기, 일요일은 책 읽기 등 요일별로 할 일을 정해놓는 것도 좋고요. 힘들 때마다 내 마음을 정리해서 적어보는 것도 좋아요. 이런 작은 성취들이 천천히 자신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님께도 조심스럽게 "제 일은 이제 제가 해볼게요" 말씀드려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어머님께서 여러 일들을 도와주신 것들이 작성자님을 위해서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작성자님을 의존적인 성향으로 만든 것은 사실로 보여요. 그러니 꼭 두 분 모두 마음을 굳게 다잡으셔야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예요. 현재 공부중이시거나 준비하는 것이 있으시면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보세요. 몇 주 내지 몇 달 정도 내가 하루에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일주일동안 어느 정도를 할 수 있는지 기록하다 보면, 내게 맞는 분량을 찾아가실 수 있을 겁니다. PPT나 발표 대본, 문서 작성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연습하다 보면 천천히 늘어갈 거예요. 처음부터 모든 걸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백지 상태로 태어나고, 서툰 과정을 거쳐 조금씩 나를 둘러싼 사회에 익숙해지지요. 도전하다 보면 스스로도 답답하고, 주변에서도 답답한 눈치를 줄 거예요.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것일 뿐, 그것이 틀리거나 실패한 인생은 아니라고요. 80세에 한글을 배우시는 할머님들도 계신걸요. 모든 도전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작성자님, 언젠가는 어머님의 개입 없이 작성자님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나만의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단기 혹은 장기 목표를 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행을 추천해요. 일자부터 장소, 교통수단, 티켓 예매, 숙소 예약 등 혼자서 찾아보고 해결하다 보면 아,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되거든요. 스스로 어머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고 계신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계신지 한번 되돌아보세요. 작성자님의 삶은 작성자님의 것입니다. 어머니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못난 자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들 제각각 다른 사람인걸요. 어머님과 작성자님이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개성이라고 합니다. 제가 함부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작성자님의 본연의 개성, 본연의 색을 꼭 찾으실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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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VyLet 구체적이고 따뜻한 조언 감사합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볼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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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 일 년 전
부족한 글솜씨지만 도움이 된다면 좋겠네요. 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