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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인간관계
커피콩_레벨_아이콘크리99
·일 년 전
졸업을 앞두고 있는 어느 20대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던 10대를 지나 20살 성인이 된 이후로 아르바이트부터 대인관계, 취미 활동, 배낭여행, 봉사활동, 자격증 취득까지 정말 다양한 집단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놀 때, 남들이 자는 시간에 일을 하기도 했고, 남들이 다 하는 공부도 할만큼 하며 때로는 집단을 이끄는 위치에서, 때로는 소속의 일원으로 몇 년간 살다보니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거웠고 배우는 것이 많았습니다. 종종 주변에서 너무 열심히 산다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최선을 다해 살다보니 가끔은 스스로에 지쳐서 가만히 멈춰있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다양한 것을 경험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정말 소중한 사람을 만나기도 했지만 상처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졸업을 앞두고 실습도 해보고, 취업 준비를 하며 원서를 넣고 면접도 보며 학교 생활을 마무리 하는 중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노력한다고, 열심히 산다고 반드시 성공한다거나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현실에 부딪히다보니 힘듦을 넘어 지금까지의 살아왔던 방향이 맞는지 잘 모르겠고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름 자신감도 자존감도 높다고 생각했고 사람들과도 잘 지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기가 어렵습니다. 성적이 저에 비해 좋았던 친구들이 취업을 할 무렵엔 '그래 저 친구는 그만큼 노력했으니까 정말 잘됐다!' 생각했고 저와 비슷한 친구들이 합격할 때는 '열심히 준비했나보다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연말이 되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진로가 결정되다보니 '저 친구는 성적은 조금 부족해도 다른 부분에서 더 완벽하게 준비를 잘했나보다.'라고 생각할 무렵 열심히 달려왔던 제 자리는 정해지지 않았고 접수했던 수 많은 지원서 중 이제 '단 하나'의 결과만 남아있습니다. 제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인생 또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기에 감히 제가 판단하기 어렵겠지만 제 스스로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했고 시간을 투자하며 충분히 준비했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기회엔 더 좋은 결과가 있을거야. 어떤 점이 부족했을까?' 고민하고 보완했던 과거에서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부정적인 결과는 '종교가 없는게 문제인가?', '성별이 문제인가?', '그냥 내가 문제인가?'와 같이 점점 비상식적이고 자기파괴적인 비판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는 현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재에 가장 힘든 3가지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1. 세상에서 제가 제일 잘나지도 않았고 모두가, 각자의 삶은 소중하기에, 남들을 저울질하며 시기하거나 경시하며 자기만족감을 채우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싫었는데 요새는 주변을 둘러보면 불수의적으로 사람이 원망스러운 생각이 들어옵니다. '쟤는 뭐가 그렇게 잘났길래 합격한걸까? 맨날 놀려고만 하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었는데... 저런애도 되는데 나는 왜 안되는걸까?', '아니야 저 친구도 정말 남을 위하고 열심히 했으니까 결실을 이루었겠지.' 노력했음에도 합격하지 못한 지금 상황이 힘들고 지치긴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무한히 반복되는 양가감정이 감정을 넘어 두통, 오심, 구역과 같은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 아닌 질투와 원망이 생길때마다 죄책감과 미안함이 생기고 고통스럽습니다. 2. 주변 사람들을 보거나 대화하는게 꺼려집니다. 노력을 인정해주고 힘든 시기를 함께해준 친구들은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위로해주고 공감하며 격려해주지만, 그런 호의가 정말 고맙지만 무섭게 느껴집니다. 함께 준비할때는 서로가 격려하며 위로하고 다독였는데 이제 나 혼자 뒤쳐진 것 같아 언제까지나 그런 호의를 받을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힘든 마음을 내비치면 상대방도 그만큼 감정을 소모하고 감정이 전이되는 것을 알기에 진심을 이야기 하는 것도 무서워 점점 숨기곤 합니다. 마음을 숨기고, 회피하다보니 어느샌가 상대방의 일상적인 이야기에도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고 형식적인 대답만을 하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떠나갈까봐 오히려 더 잘해주려고 노력하고 스스로 지쳐 정작 자신은 돌아*** 못하는 악순환을 어떻게 끊어내야할지 어렵습니다. 관계가 악화될까 무서워 끊어버리고 도망치려는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3. 세상이 빠르게 변하며 평생 직장, 평생 직업에 대한 개념이 많이 변화한 현재이지만 미래가 걱정됩니다.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살다보면 주변을 둘러*** 못한다고 하는데,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목표를 고집하며 한 방향으로만 가는 스스로가 미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여러가지 일을 해보며 대부분의 업무를 능숙하게 적응하며 자신있게 살아왔는데 정작 몇년 간 노력해 온 직업을 시작하지도 못한다는 사실에 선택을 잘못한 것인지 회의감이 들곤 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다른 길도 많지만 나 혼자 뒤쳐진 느낌에 새로운 시작을 도전하기도 두렵고 또 다시 맞지 않는 길을 선택할까 걱정됩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고, 20대의 1, 2년정도야 나이가 들어가며 살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도 알지만, 지금 넘어진 내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랫동안 쌓아 놓은 생각을 갑자기 적어보려니 글이 길어지고 두서없이 쓴 것 같아서 글을 써놓고 보니 읽어주신 분들께 죄송하기도 하지만 긴 푸념을 봐주신 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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