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때문에 엄마가 될 자신이 없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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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때문에 엄마가 될 자신이 없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마으미구
·2년 전
결혼 후 해외에서 몇 달 지내다 행정 처리를 하기 위해 오랜만에 입국해서 본가로 갔어요. 몇 달만일 뿐이었지만 가족들이 너무 반가웠고 보고싶었어요. 다들 공항에 마중도 나와줬어요. 한달여간을 부모님 집에서 지냈고, 서류가 준비돼서 다시 해외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어요. 한달간 엄마와 애틋한 마음으로 나름 추억 만들기를 많이 했어요. 차가우신 엄마지만 최대한 원하시는대로 해드렸고 엄마가 만족하시면 저도 좋았어요. 막상 비행기를 타니까 엄마가 보고싶고 더 잘해드릴걸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15시간 비행을 하고 도착지에 비행기가 착륙했어요. 폰을 쓸 수 있게 되자마자 엄마한테 벌써 보고싶다고, 조만간 또 한국에 가겠다고 연락을 드리려고 폰을 켰어요. 카톡이 와 있더라고요, 엄마한테서. "도둑년아." 이게 첫 마디였어요. 눈을 의심했어요. 엄마는 분노에 찬 긴 톡을 보내셨어요. "이 도둑년아, 니가 내 디올 립스틱 가져갔지?" 장문의 톡 내용은 대강 제가 엄마 침실에 몰래 들어가 화장대를 *** 아끼시는 립스틱을 훔쳐갔다는 내용이었어요.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었어요. 엄마께 이미 저는 도둑년이었어요. 3만원짜리 립스틱 하나에 나는 엄마한테 도둑년이 되는구나. 서글펐어요. 이런 상처를 받는 일이 처음은 아니었어요. 아프다고 했을 때는 남자친구가 다 듣는데서 "이제 니 병원비는 니 남자친구한테 내달라고 해" 라고 하셨고, 제 결혼식 전 주에는 제 눈 수술비를 가져다 성형수술을 받으셨어요, 보톡스랑 주름펴는 시술들이요. 이런 식으로 마음을 할큄 당한 일이 수도 없이 많아요. 동생은, 엄마가 어느 날 톡으로 사랑한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대요. 자기도 모르게 "엄마가 날 사랑해요??" 라고 되물었대요. 엄마는 목숨보다 저희를 사랑하신대요. 저희는 느껴본적이 별로 없지만요. 저는 이렇게 자랐어요. 엄마한테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느끼며 살았어요. 그런데 이런 제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제가 뭘 안다고 아이를 낳아 사랑을 줄 수 있을까요? 혹시 저도 엄마처럼 모성애가 부족하진 않을까요? 엄마는, 친구분들은 다 있는 손주가 당신만 없으시다고, 남들 있는 건 다 갖추고 살아야 면이 설 거 아니냐고 하세요. 동생도 저도 아직 아이를 가질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아이를 낳았을 때 사랑해줄 방법을 모를까봐 확신이 안 서요.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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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양다솜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2년 전
모에 대한 상처로 힘들어하시는 마카님께
#모와의관계
#상처
#양육걱정
#충분히좋은엄마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양다솜입니다. 사연 글을 읽고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답변을 작성해 봅니다.
사연 요약
어머님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받으시고 후에 자녀를 낳아 잘 기를 수 있을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걱정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원인 분석
이번에 겪으신 립스틱 관련 일, 병원비, 눈 수술비 등 성장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것 같아요. 서운함, 서러움, 분노, 억울함 등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계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고 표현하시고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원하시는 대로 맞춰드리는 등 마카님은 어머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고 오신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이 정말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열심히 어머님과의 시간을 가지고 더 잘해줄 걸 이라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돌아오셨는데 어머님의 첫 반응에 많이 당황하시고 큰 상처로 남으셨을 것 같습니다.
해결방안
그동안 관계에서 왜 상대에게 맞춰 왔는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고민을 해보면 좋겠어요.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관계가 너무 중요해서, 혹은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 싫어서 일수도 있죠. 그렇다면 그에 대한 이유도 있을 거에요. 화를 낼만한 상황에서도 화를 내지 않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 나에게는 왜 어렵게 느껴졌을까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 마카님의 입을 막아왔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보면 좋겠어요. 그래야 그것을 떼어낼 수 있으니까요. 거절을 하거나 분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마카님 뿐만 아니라 대부분 어렵게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렇거든요. 특히나 화가 났을 때 이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이 감정이 부정적으로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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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
회복탄력1
· 2년 전
따라서 할 수도 절대 같은 행동 안 할 수도 사람에 따라 다른거 같아요 아이에게 못받은 사랑주시면서 내가 싫었던거는 아이에게 안하고 더 좋은 엄마도 되고 아이와 좋은 관계로 다는 아니겠지만 마음의 상처도 어느정도 치유될수도 있답니다 쓰신글로는 후자쪽이실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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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ndercake
· 2년 전
마카님의 어머니와 마카님은 다른 존재입니다. 어머니는 본인만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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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23
· 2년 전
작성자님 글을 읽으면서 애틋하다가도 되새김되는 마음의 상처가 안타까웠고 내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여서 내 가족이라 여겨서 상처를 받고도 곁에 머무는 건 정말 용기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머니께서 바뀌지 않으시리라는 불안과 다시 예기치 못한 순간에 받을 상처를 떠올리면 그럼에도 좋은 추억을 만들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는 건 정말 쉽지 않고 마음이 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분명 어머니에게서 받은 상처 그 이상으로 스스로 치유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사랑을 주며 살아오셨으리라 감히 생각해봅니다. 그러니 저는 섣부른 위로겠지만 작성자님이 정말 누구보다 잘 컸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힘드셨을거고 다른 사람의 배로 노력하셔서 다시 마음을 열고 잘 살아오셨다고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 살이 돋고 미움이 희석되었다 생각했는데 어머니께 다시 상처입게 되었을 때 작성자님이 쓰신 할퀴는 말이나 사건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상처들이 머리에 떠오르고 아물었다고 생각한 흉이 미래의 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까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걱정이 그 모든 가정이 사실이여서가 아니라 두려움이란 감정에서 왔다는 걸 잘 아시잖아요. 왕따를 당한 친구는 누군가에게 진짜 친구가 될 수 없고 또다른 가해자가 되는 게 아니듯이 작성자님은 과거에 상처받고도 이겨내고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새로운 가족을 만드셨다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모두가 어머니의 역할이 처음이니 그 과정에서 작은 갈등이 생긴다고 해도 가족과 함께 헤쳐나가고 자신을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정말 애쓰셨고 대단하세요. 그리고 아직 어머니의 말이 상처가 되고 분리되지 않는다면 혹여나 딸로서 죄책감을 내려놓고 거리두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비록 어머니께선 자신의 아이들에게 책임지지 못하는 사랑을 하셨고 기대에 믿음을 주지못했지만, 작성자님께서는 자신을 그리고 내가 선택한 가족에게 마음껏 사랑을 주실 거예요. 그렇게 만들어 나갈거라 자신과 내 옆의 사람을 믿어주세요.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