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도 안듣는 날이 있다. 우울증은 우울하게만 하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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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약도 안듣는 날이 있다. 우울증은 우울하게만 하는게 아니라 기억력도 집중력도 떨어트리는 것 같다. 극에 달하면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던데, 내가 혹시 그렇게 될까봐 무섭다. 이것이 의지의 문제만이 아니라는걸 알고있어서 더 힘들다. 남들도 다 각자 사연을 갖고 각자의 아픔이 있을텐데. 스스로가 매일 못나보인다. 출근하는 평일도, 내내 기다렸던 주말도 사실 매일 너무 고통스럽다. 차라리 어디가 아팠으면 바랐던 날도 참 많다. 부끄러운 말이고, 경솔한 말이지만 우울증은 너무나도 티가 나지 않아서 사람을 그저 나약한 인간으로만 보이게 한다. 더 무서운건 병이 아니라 그냥 그 나약하고 더럽고 비참하기 짝이없는 생각 자체가 스스로를 그렇게 보게 만든다는 거다. 그냥 그 생각이 내가 되어버리는 거. 요즘은 음식도 꼴보기 싫고 그 좋아하던 단것도 그림도 책도 다 싫다. 그저 잠잘 시간만 기다린다. 악몽에서 헤매어도 좋으니 오래 잠들어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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