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나를 더 힘들게 할 수록 어제 갔다온 납골당에 - 마인드카페[짝사랑|별거|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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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freewriter3927
4달 전
부모님이 나를 더 힘들게 할 수록 어제 갔다온 납골당에서 본 할아버지가 더욱 생각난다 엄마가 우리집 차를 오랫동안 안타면 방전된다고 공회전을 시켜놓거나 어딜 타고 갔다오든가 하라고 하셨다 그러고 보니 지난 설날에 납골당을 가지 않아거 나중에 꼭 개인적으로 가겠다 했는데 마침 잘됐다 하고 차를 몰고 가게 되었다 운전면허가 없을때에는 엄마나 삼촌 차를 타고 외가식구들이랑 같이 가던 장소를 나 혼자 내가 운전해서 타고 가니 참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초행길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직은 운전이 겁나는 운전 2년차 초보운전자 티를 막 벗은 지라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위치가 내가 대체복무를 위해 매일아침과 오후 출퇴근 하던 길과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백번을 드나들던 이 길인데 참 왜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죄송스러운 마음까지도 약간 들었다 남들에겐 별거 아닐지 몰라도 외할아버지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이셨다 옛날 분이신지라, 장례식때 더욱 깨달았지만 친손과 외손을 가려서 친손주에게 더 애정을 쏟으실 법 한데 나는 외손임에도 불구하고 장손이라는 이유로 첫번째라는 이유로 할아버지 할머니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또 물론 많은 부모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이지만 어렸을때의 천재성을 할아버지는 십수년이 넘는 세월동안 간직하고 기억하고 계셨다 그래서 내가 중3때 고입을 앞두고 판사의 꿈을 가지고 법원을 스스로 견학갔을때 별거 아님에도 우리 누구누구의 총명함이 아직도 살아있구나 하고 기뻐하셨던 분이다 사실 나는 살면서 대가없는 사랑을 받은 느낌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부모님 조차 물론 자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공받는 의식주조차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일 수 있지만 나는 그거 이외에 항상 부모님께 배운 것은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는 교훈이었다 그만큼 상벌에 철저하셨다 엄마는 벌에 조금 더 철저하셨고 상에 대해서는 표현이 서투셔서 내가 무언가를 잘했어도 크게 칭찬하지 않으시고 내가 오만하고 자만할 것을 항상 경계하셨다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다 느꼈고 어렸을적 아빠가 남자는 적어도 자기 몸 하나는 지킬 수 있어야 한다며 보낸 태권도의 승급심사 하나하나를 딸때마다 보상을 주신 것은 곧 내가 나로서 있는 것 만으로는 아무 보상도 기대할 수 없다는 가치관을 심어주었다 그 가치관은 이성관계에도 적용되었다 내가 잘생겨야만 공부를 잘해야만 키가 커야만 돈이 많아야만 성격이 좋아야만 어떤 요소가 있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있는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사랑받을 수 없다 생각했다 항상 내가 짝사랑하는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내가 아닌 내가 되어야만 했다 가족에서부터 배운 조건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교훈은 나를 많이 고립시키고 외딴 섬이 되게 했다 그 편견을 깨준 유일한 사람이 외할아버지셨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셨고 다른 손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나를 더 챙겨주셨고 좋아해주셨다 그렇기에 내 세상에서 외할아버지는 유일한 존재셨다. 그렇다고 내가 특별히 더 찾아뵙거나 연락을 드리거나 마음을 표현하는 관계는 아니었다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면서 할아버지와 단 둘이 있을때 약간의 불편한 감정이 어느정도 있을때도 있었지만 표현하지 않아도 아주 어릴때부터의 할아버지와의 관계는 나에게 매우 편안하고 당연한 감정을 주었다 그랬기에 외할아버지의 죽음이 더욱 크게 다가왔었다 납골당에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유골이 모셔져있는 곳에 갔더니 외할머니의 살아생전 두분이서 같이 찍으신 사진이 있었다 사진인지라 당연히 두분이 활짝 웃으시고 찍으셨는데 납골당이고 조부모님들의 유골 앞에 서있는 내 진지하고 약간 다운된 표정에 마치 왜 그렇게 시무룩하냐고 웃으라고 말하시는 것 같아 되려 눈물이 터져나왔다 최근 몇년간 힘들고 지쳐도 눈물이 해답이 아니기에 울어서 해결되는게 아니기에 울고싶어도 자연스레 눈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참았던 눈물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오늘 너무 아니 최근 아니 몇년동안 참 바람 잘 날이 없었는데도 버티고 또 버텨왔다 근데 오늘은 술기운이라도 빌리고 싶어서 심술이라는 소주? 와인? 같은 걸 사왔다 과일 소주를 사려 했는데 인근 편의점에 과일소주는 안팔아서 일반 소주는 너무 쓰고 최대한 도수 높은 술로 사왔는데 오늘은 술기운에라도 기대고 싶다 부모님도 친구도 아무도 기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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