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사촌동생이 가족사진 찍은거 보고 부러웠다.
솔직히 친구들이 가족사진 찍은거 보여줬을때 부러웠다.
왠지 자존심 상해서 말은 안했지만 가장 이쁘게 치장하고 이쁜 옷을 입고 다같이 웃으며 찍은게 부러웠다.
그렇게 부러워해서 그런가
기회가 왔다.
며칠전 운좋게 스튜디오에서 가족사진 무료로 찍는곳에 당첨되었다. 드레스도 무료로 빌려준다 했다. 1400평이 넘는 거대한 스튜디오라 여러 컨셉으로 다 찍어줄 수 있다고 정장이고 캐주얼이고 다 가져오라 했다.
드디어 나도 가족들과 가족사진 찍어보는걸까
그동안 애들이 보여줬던 가족사진들이 생각나며 나도 애들에게 자랑할 거리가 생겼다고 들떴다.
그리고 25살 인생 처음으로 드레스 입고 처음으로 가족사진 찍는거라 기대도 되었다.
다이어트도 하고 화장도 연습했다.
근데 아빠가 안간다고 했다.
스튜디오가 너무 멀어서였다.
스튜디오 가느라 쓰는 기름값이 아깝다고 안 간단다.
굳이 찍을거면 아빠 환갑때나 가자고 한다.
그땐 다들 나이도 더 들어서 늙게 나올거라고 했다.
그래도 소용 없었다. 안 간댄다.
나이 들어서 늙은 모습으로 찍기 싫으면 그냥 지금 모습 휴대폰으로 사진이나 많이 찍어두란다.
그래. 그랬지.
우리 주제에 무슨 스튜디오. 무슨 놈의 가족사진.
잠깐이나마 기대하고 혼자 들떴던 내 모습이 웃기다.
나 사실 사진 찍는거 안 좋아해. 그래. 사진 찍는거 안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