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에게 애정표현이 어려워요
첫 연애인데... 뭐랄까, 서로 평범과는 좀 거리가 먼? 제 나이대의 생각하는 평범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고 둘 다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조율하는 데에 더 힘이 들어가는 걸까?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데... 그래도 조율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아직 1년도 안 된 커플입니다.
평소에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걸 힘들어 하는 편이에요. 선호도 자체가 옅은 것도 있지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지 않는 편입니다.)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라던가, 뭐가 더 좋은 거 같아, 라던가... 수동적인 면이 큰 것도 있는 거 같아요. 크게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이상 좋게 좋게 넘어가려고 하는 성향이기도 하고요.
그런 애인이 저에게 되게... 표현이 없어서 불안해해서, 제가 어느 정도 방어 기제가 있었는데(기대를 안 하면, 표현을 안 하면 내가 말을 안 했으니 저 사람이 모르는 게 당연하지, 내 잘못이야. 라고 나에게 돌릴 수 있는 그런 느낌의 방어 기제... 같은... 제가 실망을 덜 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느낌의 방어 기제가 셌다고 해야 할까요. 거절 당하는 것도 무섭고...) 그걸 열심히 깨고 이젠 어느 정도는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느끼고, 애인도 그렇게 생각해요. 옛날보다 표현하는 게 늘었다고.
근데 문제는, 제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좀... 애인에게 안 맞는다는 겁니다. 애인을 엄청 귀여워 했었는데, 그게 애인한테는 좀... 애 취급? 하는 것처럼 느껴졌나봐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귀여워 하는 일도 없고(실제로도 그렇긴 합니다.) 실제로,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텐션이 달라져서 좀 애교가 많이 나오는 편이거든요. 말투가 많이 귀여워진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 저는 당연히 저를 좋아해주는 게 티 나는 애인이 귀여워서, 엄청 귀여워하고, 애칭으로 부르고 그랬던 건데... 애인이 너무 귀여워하기도 하고, 애 취급 받는 느낌이라 일부러 텍스트 말투와 평상시 대화의 텐션을 좀 낮췄다고 어제 말하더라고요. 마음이 식은 건 절대 아니고, 그게 좀 불편해져서... 싫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딱히 좋지도 않은 상태라서 자기도 애매하다고 하면서요. 애인이 남에게 힘든 걸 잘 못 말하기도 하는 성격이거든요. 기대기 싫어하고... 그래서 애 취급 하는 걸 싫어한다더군요.
전에도, 보고 싶다라던가 (서로 일정들이 안 맞게 차있는 편이라서 일주일에 한 번도 못 만나는 편이긴 합니다.) 그런 류의 말들을 했다가, 현실이 자주 볼 수 없는 상황인데 그렇게 말하는 게 속상하고 자주 만나주지 못 하는 자신에게 화가 나서 그런 거지 절대 너의 말이 부담이 되어서 반응이 좋지 못 한 건 아니다. 라고 듣기도 했지만...
제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신 건강 상태가 정말 최악을 찍어서, 애인에게 의지가 아닌 의존을 했었어서 애인이 많이 지쳤었기도 했고...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그 일에 대해서도 엄청 오래 대화를 나눴구요.) 그래서 뭐라고 말을 못 하고 안 하겠다고 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고쳤습니다만, 저의 애정 표현이 애인에게 안 맞는다는 생각은 지워지질 않아요. 애인이 기분 좋지 않다고 하는 걸 무시하면서까지 애칭을 부르거나, 귀여워 하지 않는 게 좋다고는 이성적으로 알지만 감정적으로는 제 애정 표현이 자꾸만 무시 당하는 거 같아 슬프기도 속상하기도 한 기분입니다. 이런 경험이 많아지니까, 애정 표현 할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고요... 이건 괜찮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어떻게 이 감정을 해소하고 납득을 하면 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