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친구 말 들어주기가 힘듭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저도 어릴적에 우울증과 강박감에 시달려 치료경험이 있고
비슷한 경험을 한 친한 친구와 자주 대화합니다
만난지는 이제 1년 좀 넘었고요
주로 메신저로 대화하는데, 처음에는 같은 경험에다가 성향도 비슷하고 취향도 잘 맞아서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비슷한 고민과 걱정이 있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장문으로 고민을 남기면 또다시 장문으로 대답해주고, 힘들다고 서로에게 울부짖거나 속상한일을 마구 털어놓을 때 서로에게 많이 미안해 하면서도 또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도 그때 감정조절이힘들고 우울감에 많이 빠져있던시기라 그 친구가 정말 도움이되었습니다.
그 친구도 제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랬는데 1년정도 지난 지금시기, 전 많이 나아졌고 우울증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아직 불안하기도하지만 애초에 심한 우울증도 아니었고 가끔 힘든일도 있지만 나름대로 감정조절도 잘하고 스스로 발전했다고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어 그 친구에게 더 큰 힘이 되어주고싶고, 더 긍정적인 말을 해주고싶었습니다. 그 친구도 힘낼 수 있게요.
근데 하다하다 너무 힘들어서 고민남깁니다.
친구는 계속 미안해합니다. 미안해할일도 없는데 끝도없이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합니다.
그리고 대화하다가 갑자기 우울감이 가득한 글을 마구 남기고 또 미안하다고 되풀이합니다.
저는 그런친구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괜찮다고 하고싶은말 마음껏 하라고 하는데 솔직히 너무 힘듭니다. 거의 감정노동으로 느껴질 정도로요.
저는 그 친구가 제 친구중 가장 소중했고, 그 친구를 누구보다 우선시했기에, 더욱 각별한 감정이기에 더 큰 고민이 되는겁니다..
끝도없이 자신을 자책하고, 제가 괜찮다고 어떻게 위로를 계속해줘도 그말에 계속 반박하면서 아니라고, 자기는 정말 살아갈자격도없고 아무것도 할줄아는게 없는 한심한 인간이라는 말을 계속 반복합니다. 이게 한두번 그런게아니라 매번 수도없이 반복해요 전에는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짜증도 냈었는데 그래서 충격받은것도 있습니다. ( 물론 즉석에서 바로 사과하지만요)
저도 압니다. 그친구가 상당한 우울증에 걸려있고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걸요. 그친구는 꾸준히 상담치료를 해왔고 이제 약물치료도 겸하고있는데 저도 그 친구 건강상태가 걱정돼서 병원도 알아봐주고 같이 상담도 가봤습니다. 제가 할수있는 모든걸 그 친구에게 다해줬는데
제가 너무 힘들어져서 드는 고민이에요
이제 또 우울한소리 시작하면 제 마음속으로 또 시작이네 라는 생각이 드는 제 자신이 싫어지면서도, 동시에 너무 힘들고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제가 이런 마음이 드는게 맞는건가요
그친구랑 대화할때 즐겁다가도 갑자기 우울한소리 막 내뱉으면 또 정떨어집니다
저만큼은 그 친구에게 유일한 안식이되고 싶었는데, 제가 그릇이 작은건지도 모르겠네요
어떻게 해야할지 누구라도 조언부탁드립니다...제가 앞으로 그 친구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