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카님. 정말 가끔은 나와 함께 멈춰줬으면 좋겠는데, 시간은 야속하게 앞만 보고 흐르기만 하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불안해도, 두려워도, 지금의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도 시간은 그저 묵묵히 앞을 향해서 걸어가더라고요. 언제나 함께 있지만, 가끔은 혼자 그 자리에 멈춰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힘들 때는 저도 모르게 시간을 원망하게 되더라고요.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가냐고, 왜 이렇게 느리게 나를 지나가냐고. 지금도 시간은 저를 기다리지 않고 앞을 향해 걸어가죠. 하지만, 반대로 언제나 내 앞에서 멈춰있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지도 몰라요. 마음껏 슬퍼하고, 힘들어하고, 기뻐한 후에 다시 힘을 내서 자신이 있는 곳까지 오라는 듯이요. 시간은 마카님의 곁에 함께 있어 주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마카님이 슬픔에서 벗어나 시간이 먼저 지나간 자리를 따라 다시 시간의 곁에 설 때까지 마카님의 앞에서 먼저 걸어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마카님이 다시 시간의 옆에 서면 다시 함께 걸어가자고 할 거예요. 그러니, 우리 마음껏 슬퍼하고, 불안해하고, 기뻐하면서 먼저 가버린 시간의 옆에 서는 날을 기대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