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저립니다.
결혼한지 20년을 훌쩍 넘겼고 아이들도 잘 커줘서 고마운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아내와는 한 집에 살면서도 8년 전부터 각자의 생을 살게 되었고, 그 때부터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홀로서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장생활 후유증에서 오는 코골이를 핑계로 합방을 거부해서 나름 운동을 하며 노력을 했지만 달라지지 않았고, 혼자의 삶이 편해보이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 만족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대면이나 대화 자체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 간간이 물을 흘려주는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외롭지 않게 살아줘서 고맙고 한편으로는 너무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생활이 고착되면서 저는결혼을 한 것인가 돈버는 기계가 된 것인가 혼란스럽기만 했습니다. 혼자라는 것이 너무 외로웠고 아내에게 계속 상태를 알리고 도움을 부탁했지만 그 흐름은 계속되었습니다. 가슴 속이 뻥 뚫린 것 같은 상태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우울증 치료를 받아가며, 나름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균형을 맞추자고 노력은 계속하며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하지만 지난 12월, 너무 참기가 힘들고 외로움이 극에 달한 상황에 착하고 이타적인 사람을 알게 되어 가슴이 설레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혼자만의 기분이었고, 사랑인지 집착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삶을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고, 나를 위해 매순간 열심히 살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게 되었습니다. 허나 아내의 태도는 전혀 변화가 없고 오히려 제게 경제적 독립을 요구하고 있고, 저는 외로움이 극에 달해 이루지 못할 짝사랑? 집착?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습니다. 술,색,도박을 밝히지도 않고 정말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너무 답답합니다. 이게 아니고 이렇게 살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네요. 정말 바쁘게 살면서 모든 것을 잊고 제 삶에 집중하려 해도, 섭섭함과 가슴 속의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가슴 저린데 어떻게 극복을 할 수 있을까요.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