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를 매일 보는 게 익숙해지니. 그저 '몸이 무너져가는 중이구나'라는 - 마인드카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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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rilicada
4달 전
피를 매일 보는 게 익숙해지니. 그저 '몸이 무너져가는 중이구나'라는 감상만 남는다. 이마저도 익숙해지니, 별스럽지도 않고. 그런 나를 자각하는 순간마저도 별스럽지 않다. 어느순간부터 내 육체가 침몰 중인 침몰선이 되었음을 알고 있었기에. 매번 자각만 할 뿐이다. 그래도 그 덕에 몸을 아끼기 시작한 것은. 내가 앞으로를 늘려낼 의향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라서. 어리석은 내가, 나의 말을 알아듣는 계기가 되었다. 이만하면, 무너지는 몸을 가지게 된 것이 손해는 아니라 생각한다. 미혹에서 깨어날 수 있었으니까. 아마도의 이야기이지만, 내가 원하는 할 것이 있는 이상. 나는 나를 살게 할거다. 이 몸은 내 삶을 만드는 도구니까. 내가 할 것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 심장은 가지지 않는다. 그저 받아들이고, 내보내어, 흐름을 만들어낼 뿐. 가지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삶의 심장이다. 언제나 삶을 받아들이고 내보낸다. 그렇게 나라는 흐름을 만들어낸다. 이 흐름에 몇가지 기관을 더 엮어내면, 삶이 풍성해지고. 그 기관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루는 결이 달라질터다. 내가 그리 좋게 여기지 않는 돈 마저도 이 흐름 안에 포함되니. 내 주변을 위해선, 나의 마음도 돌려야 할터다. 언제나 다루는 자는 흐름의 심장임을 알기에. 필요하다면, 나는 심장이 될 생각이다. *** 손만 펼쳐도 세상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온기, 냉기, 바람, 햇살, 수많은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여긴 지난 날의 나는, 이런 흐름 하나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못할 건 없다. 그저 나 자신이 단정하고, 안한 것일 뿐. 자신을 잘 몰라서 스스로를 너무 자그마하게 여겼을 뿐이었다.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다. 순간을 어떻게 얼마나 쌓아나가냐의 차이일 뿐. 하고자는 마음이 드는 것은 할 수 있기에 깃드는 것임을, 지금의 나는 안다. *** 이런저런 기초공사를 하는 나를 보면, 하나를 알 수 있다. 이런 기초공사가 필요할만큼 나 자신이 나약함을 알 수 있다. 기대는 방법을 잃은 인간이 강할리 없다. 그리고 나는 그 방법을 잃은 인간이다. 그렇기에 나는 나밖에 모르고, 누군가를 위하는 것마저도 내가 그러고 싶기에 하는 인간이 되었다. 세상에서 나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다. 내가 가진 이타적임은 모두 그 자기중심에서 나왔다. 나약하기에 자기중심적이고, 이타적임을 만들었다. 홀로 굳건히 서는 생김새도 그렇기에 만들었다. 나의 나약함이란 코어가 내가 겪은 순간들을 주워들어, 나를 완성했고. 지금의 모습은 나의 나약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나는 이 나약함이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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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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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
4달 전
긍정적인 생각과 말은 나와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힘이 된답니다. :)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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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4달 전
토닥토닥...🫂 매일 피를 봐야되는 정도면... 어떤 고통이실지 예측조차 하기 힘드네요. 병명을 여쭤도 괜찮을까요....ㅠ 그리고....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카다님은 조금 더 이기적이셔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카다님만큼 자아성찰을 하실 줄 아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기적이지 못해서, 아픈거더라구요... :) 카다님의 쾌유를 빌게요🙏. 제 욕심이지만.... 오래오래 카다님의 글을 읽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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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licada (글쓴이)
4달 전
@LoveForN 음...진단 받아서 관리 중인 병이랑은 별개라서 피는 뭐때문에 나는지 몰라요. 병원 치료비가 여러개 더 붙으면 부담이 커질게 뻔해서...이거는 진료도 안 봤으니까요. 이게 참 대책 안서는 짓이고, 병 키우는 짓인 건 아는데. 지금 부담을 늘려서 될 사정이 못되거든요. 그래서랄까. 이 몸이 더는 못 움직일 때까지 최대한 쓰다 가려고요.😁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생각을 바꿔서 종합검진도 하고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이 안들어요. 그리고 저, 음, 충분히 이기적이에요. 지금도 제 욕심으로 모든 행동을 하고 있어요. 하나부터 헤아릴 수 있는 모든 행동이, 전부 제 욕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더 빨리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예전처럼 살았을 거에요. 어딘가의 부품이 되어서, 가족을 위해 돈만 벌고 있었을 거에요. 지금과 달리 자신을 돌볼 생각이 없었을 거에요. ㅎㅎ 지금의 저는 정말 막 살고 있어요. 오로지 제 욕심으로 살고 있어요. 주변이 어떻게 보든, 어떻게 되든, 어떤 상황이 와도 마주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렇게 막 살고 있어요. 지금도 제가 하겠다는 걸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서, 포기를 읽기도 하고, 이런 일 해보는 거 어떻냐는 권유도 받고, 일은 구하고 있냐는 말도 들어요. 가끔은, 한다는 게 되는 거는 맞냐는 말도 듣지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하고픈대로 하고 있어요. 정말 자기 밖에 모르죠. 돈에 치여서 다들 죽는 소리 하는데. 혼자만 괜찮아보이거든요. 저를 제외한 사람들 눈에요. 그만큼 이기적으로 살고 있어요. 세상 그 누구와 견주어도 이렇게 지밖에 모를까 싶을정도로요. 저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은 전부 지금의 저를 한량으로 보거든요. 결실만 놓고 보면, 한량이 맞으니. 부정할 생각도 없고요. 로벤님의 욕심, 저에겐 무척 감사한 욕심이네요😁. 저도 언젠가 제가 맺어낼 결실이. 제게 여유를 줘서, 이 몸을 더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마도 하고 싶은 게 점점 더 늘어날 거 같거든요.😄 로벤님, 이래저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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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0407
4달 전
피까지 보시면 많이 안 좋으신 것 아녜요?...ㅠㅠ 보험처리가 안되려나ㅠㅜ 카다님이 잘 조절하시겠지만.... 걱정이 되네요... 너무 많이 아프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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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licada (글쓴이)
4달 전
@지안0407 지안님, 고마워요. 그리고 괜한 걱정 시킨 것 같아 미안하네요. 있지요, 지안님. 산 자는 언젠가 죽기 마련이에요. 병이 있든 없든 몸이란 것은 죽어가는 소모품이죠. 저처럼 아파진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소모되는 방법의 가짓수가 추가된 것 뿐이에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제가 여기기에 따라서는 정말 별것 아닌 것이기도 해요. 아프거나 괴롭거나 하는 순간이 있어도. 그냥 아팠을 뿐이고, 괴로웠을 뿐. 그래도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거라서. 나머지는 어떻든 대수롭지 않아졌어요. 뭐랄까...그냥 할 수 있는 몸이 있고, 할 수 있는 세상이 있어서, 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거면 이 삶은 충분해요. 뭔가가 다른 조건 때문에 난이도가 변하기도 하지만. 저는 무엇이든간에 일단 하고 있으니까요. 하고 싶은 짓으로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어차피, 지금 치료 중인 병으로 한번 저승 문턱 두드렸다가 돌아온 거라. 죽는 것도 안 무서워요. 잘 되어도, 잘못 되어도, 삶의 결말은 죽음이란 걸. 이제는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읏차!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했지만. 좋은 꿈 꿔요, 지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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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4달 전
@rilicada 저야말로 감사드려요☺️ 그리고, 음... 병원은 꼭 가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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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ly26
4달 전
나약함을 아껴준다는 표현.. 릴리카다님은 진성 자신을 사랑하시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으시네요.. 다만 만약 릴리카다님이 계속 글을 통해 해야할 일이 남으셨다면 병원으로 속히 가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ㅠㅜ 오히려 병을 키우면 그때는 진짜 정신적이 아닌 신체적으로 버틸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ㅠㅠㅜ 아무튼 저는 릴리카다님의 원하는 인생쪽으로 꼭 흘러가길 바래요! 저도 같은 이기적인 사람으로서 같이 버티고 다독이고 나아가보아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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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0407
4달 전
@rilicada ㅜㅜ 왜 미안해해요. 당연히 걱정이 되고 마음이 아프죠. 조금만.... 조금만 가짓수의 경우의 수를 줄이시면 안 될까요? ㅜㅜ 병원 갈 수 있을 때에 가셔야지요... 그래야지 할 수 있는 거 더 오래 하실 텐데... 아직 더 나아질 수 있는데......... 나는 오래 보고 싶은데.... 카다님이 빨리 회복하셔서 조금이라도 건강해진 모습으로 글 쓰셨으면 좋겠는데... 세상에..... 많이 아프셨군요....ㅜㅜ 안돼요......ㅡㅜ 5시에 추워서 한번 깼어요. 카다님, 여기는 날씨가 나름 춥네요. 혹시 추우시면 주무실 때에 꼭 따뜻하게 하시고 주무시깁니다. 카다님은... 잘 주무셨어요? 꽤 늦게 주무신 것 같은데... 아 그래도 병원 꼭 가서 말씀드려요. ㅜㅜ 제 욕심이지만 제발요........ 곁에 같이 있고 지켜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 말이라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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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licada (글쓴이)
4달 전
@LoveForN 치료 중인 거 말고 나머지는 여유가 되면, 그렇게 해볼게요. 치료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건데. 그게 당장은 무리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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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licada (글쓴이)
4달 전
@kaily26 버틸 수 없게 되면, 그렇게 원하던 끝과 마주하게 되겠죠. ㅎㅎ 제가 가장 바라는 게 죽음이에요. 그러나 죽어버리면, 다른 걸 못하니까. 우선순위를 가장 나중으로 미룬거지요. 그래서 그런가? 죽음이 가까워지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욕심을 다 채우느냐 못채우느냐 차이일 뿐이라. ㅎㅎ 저를 위해주어서 고마워요, kaily26님.💖☺️ 그리고 (끄덕) 우리 같이 버티고 다독이며 나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