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핀 남자친구의 심리
연애 3년, 동거 2년 반 만났던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연애 3개월이 지났을때 인스타그램 가계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팔로잉하고있는 사람은 300명이 넘었고 모두 자극적인 몸 사진을 올려놓은 계정들이었고 DM목록을 확인해보니 100명 가까이 되는 여자들에게 메세지를 보냈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계정 2개를 살펴보니 전여자 친구들이었습니다. 전여친 A는 관계가 소원했을때 전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했다는것을 알게되어 관계가 파탄적으로 끝났고 전여친 B는 전역 직후 소개받았으나 오래 만나지 않은것으로 전해들었습니다. 전여친 A에게는 예쁘다, 귀엽다고 메세지를 보냈으나 상대방이 눈치를 채 별다른 내용은 없었습니다. 전여친 B에게는 예쁘다, 귀엽다, 오늘 같이 자면 안되느냐 등 관심과 잠자리를 구걸하는 메세지를 보냈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할머니 병문안을 위해 타지로 다녀온다고한 날, B를 만났고 이후 바로 저를 만나러왔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따져물으니 본인이 아니라 회사 형이 잠시 핸드폰을 빌려가 인스타그램에 로그인을 했었고 본인은 정말 모르는 일이라며 오히려 화를 내며 억울하다고 울기까지 했습니다. 본인 부모님을 걸고 본인은 그렇게 살지 않았으며 제 지인들은 본인을 이제 바람둥이로 알텐데 자기는 쪽팔려서 어떻게 사냐, 죽고싶다는 말까지 했었습니다. 저는 믿어주기로 하고 당시는 그냥 넘어갔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문득 그 여자와 나누던 말들이 떠올라 물어봐도 화를 내고 울고 자신도 억울한 피해자라며 오히려 지나간 일을 끄집어내는 저를 나무라기도 했습니다.
저는 모든걸 믿기로하고 3년이란 시간을 같이 보내며 남자친구가 그럴 사람이 아니구나,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구나 했습니다. 세상에서 제가 제일 예쁘다고 해주고, 가벼운 사람을 한심하게 보는 태도, 다른 여자들에게 쌀쌀 맞은 태도를 보며 정말 억울한 사람이었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4일동안 출장을 가 집에 혼자 있었는데 유튜브를 보기위해 남자친구의 태블릿을 사용했고 구독 목록에서 여자 BJ들의 채널을 발견했으며,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영상 플레이리스트를 나중에 볼 영상으로 저장까지 한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때 내가 아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위에서 언급한 회사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진위 여부를 확인하였습니다. 모든 것은 남자친구의 거짓말이었습니다. 본인이 연락한 것이 맞고, 본인이 여자와 만난 것이 맞았습니다.
남자친구에게 물으니 만나기 직전,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매우 후회하여 만나서는 차에서 아무런 신체적 접촉 없이 얘기만 한 뒤, 바로 헤어졌으며 그 이후로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바람의 이유, 만나서 어떤 얘기를 했는지 등은 이미 3년이 지난 일이기 때문에 기억이 안난다고만 합니다.
제가 괴로운 이유는 먼저 적극적으로 대쉬한 것도, 결혼하자고 조른 것도, 회사와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임에도 제가 거주하는 지역에와서 같이 살겠다고 한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운 이유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진실되게 사랑한다고 했던 사람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니 제 자신을 자책하게 됩니다. 대학원 재학 중이라 바빠서, 얼굴이 예쁘지 않아서, 뚱뚱해서, 매일 같은 옷만 입고 꾸미지 않아서, 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등등 내가 어떤 흠이 있었고 무슨 잘못을 했는지 매일 생각합니다.
주변 모두가 난폭운전, 폭언, 욕설, 부정적인 태도 등으로 남자친구를 만나지 말라고 말렸는데 눈감고 시간과 돈을 쏟아부은 제가 너무 한심하고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제가 만난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이었고 무슨 심리로 저렇게 살았는지 알게된다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하루 빨리 깔끔하게 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