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주세요.
* 요점은 글 하단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 글이 길고, 중구난방 합니다.
안녕하세요. 미성년자 학생입니다.
시작하기 전, 아직 어린데 무슨 고민이 있냐고 하셔도 이해합니다. 그냥 잼민이 아니냐고 하셔도 이해합니다. 저 역시 제 고민 정도는 다른 분들에 비해서그리 심각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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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22)에 부모님, 정확히 말하자면 어머니와의 불화가 잦았습니다.
하루가 멀다시피 어머니께서 제 방에 찾아오시거나, 1대 1 상황이 올 때면 저를 항상 불러내셨었어요.
많이 힘들었고, 많이 울었던 나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도 많이 울어 매일같이 눈가가 뻑뻑하고 따가워 눈을 깜빡깜빡 거려서 어머니께 정신산만하다고, ADHD 있냐고 한 말씀 듣기도 했었지요.
집이 너무 숨이 막혀 들어가고 싶지 않았고, 어머니와 마주치는 일을 피하고 있었습니다.
매번 하시는 말씀 중 하나가, 너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 원하는게 있다면 말을 해라.
지난 몇 년 간, 저는 그저 입을 다물고 어머니와의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었습니다.
2022년 겨울, 겨우 용기를 내어 어머니와의 마찰이 있을 때마다 ‘죄송해요. 말씀드릴 용기가 부족해요. 시간을 조금만 더 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날 부로 어머니께서는 더욱 저를 찾으셨고, 하루에 2번 씩은 꼭 집에서 큰 소리가 났었어요. 나로 인해 온 집안이 시끄러워지고, 언니의 고등학교 입시를 방해한 점, 나 하나 때문에 평화로웠을 집에 소란을 가져온 점, 등등.
자기혐오와 어머니와의 마찰, 스트레스···. 그리하여 저는 마침내 어머니께 털어놓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나를 버릴까봐 무서워요. 나 너무 힘들어요. 죽고싶었어요. 나 버리지 말아주세요.
―라고요. 어머니께서는 그날 저를 껴안으시며 말씀해주셨어요. 엄마, 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버리지 않을 거란다. 너를 사랑한단다.
그때가 2022년 말월이었기에 신년을 맞아 새로 시작해보는거다, 2학년에는 더 나아지자는 생각이었지요.
저는 어머니께서 제게 하신 부정적인 말들을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해 놓고 제가 싫어지는 날이면 꺼내 읽어 자기혐오에 더 빠지며 제 자신을 채찍질 했었는데, 그것들도 다 지워버렸어요.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과거를 털고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는데. 그런데 어머니의 눈에는 그 아주 미미하고 세세한, 작은 변화가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만족하고 있었어요. 조그마한 일이라도 나 너무 잘했다, 너는 사랑받을 사람이다, 라고 하며 제 자신을 응원하고 있었지요.
어머니와의 마찰이 재개되었고, 힘들었고, 힘들었어요.
나는 요즘 너무 행복한데, 어머니께서는 아니시구나. 내가 잘하고 있는게 아니었구나. 그렇구나···.
예전부터 저를 괴롭혔던 의문이, 어머니와의 대화들을 기반으로 더욱 더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게 아닐까?
뭘 해도 안되지 않을까?
나 같은건 필요없지 않을까,
···혹시 진짜로 버려지는걸까.
메모장과 함께 날려버린 줄만 알았던 어머니의 부정적인 말들이, 마음 한 켠에 묻어두었던 기억들이 다시 저를 찾아와 괴롭혔습니다.
‘얘가 어디 나사 하나 빠진 것처럼 정신이 이상하다’
‘엄마가 너를 잘못 키운 것 같다’
‘너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왜 이러냐’
‘엄마가 너 때문에 힘들어 미치겠다’
일단 지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 4개를 적어보자면 이정도가 되겠군요.
예전에는 손톱을 뜯었다가 한 소리를 들어 팔목 핏줄을 손톱으로 찍어눌렀었는데, 최근에는 목을 손톱 세워서 피가 날 때까지 긁고 있어요.
어머니와의 대화 이후에는 방에 들어와 수건으로 목을 조르는게 일상이 되었고요. (물론 대화를 하지 않은 날에도 목을 조르기는 합니다.)
아무도 없을 때 혼자 뺨을 때리고 스스로에게 욕하는 것은 당연지사, 3층 아파트 난간 비슷한 곳에 창문으로 빠져니갔고, 아래를 보며 뛰어내릴까 하다가 죽지 않고 괜히 돈만 깨지는게 아닐까? 해서 그만 돌아간적도 있습니다.
정신과에 가보자는 부모님의 의견에 반대했었고(정신 상담을 받게 된다면 제가 어머니 말씀처럼 정말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는 확답인 것 같아서), 그리고 제가 우울인 것 같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문득 제가 사실은 우울한 ‘척’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자해는 사실 흔히들 말하는 ‘패션 자해’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해요.
사실 누군가가 제가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아채주었으면, 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거든요.
···서론이 길어졌군요. 그래서 요점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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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부모님께 버려지고 싶지 않아요. 쓸모있는 자녀가 되고 싶고, 그래서 공부를 잘해야 하는데 의지가 없습니다. 동기부여를 받고 싶어요. 욕 하셔도 정말 괜찮으니 저 어떻게든 좀 구제해주세요.
② 자해를 그만하는 법을 알고 싶어오. 아니면 다른 방법을 알려주세요. (커터칼, 목 조르기, 뺨 때리기, 욕설 외)
③ 가끔씩 너무 죽고싶을 때, 누군가가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데, 괜찮은 앱이나 사이트를 추천해주세요. (웬만한 앱은 다 사용해보았습니다.)
④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인정받고, 사랑받고, 쓸모있는 싶어요. 내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데 너무 집착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는 정상인가요?)
⑤ 만약 상담을 받아야 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면, 부모님 모르게 가고 싶은데 혹시 그럴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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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