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의존증-자가진단 기준에는 거의 부합하지 않는데 술을 못 끊겠어요.
거의 매일 술을 마신지 5년이 넘었어요. 정말 많이 마시던 때도 있는데 요즘은 도수 낮은(12도 근처) 소주 2병과 맥주 1캔 정도 먹고 있어요.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던 게 습관이 되었고, 지금도 그냥 자기 전 음료수 마시듯이 마십니다. 수면제도 먹고 있어서 술은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냥 습관이 되어버려 고치기가 어려워요.
스스로도 알콜 중독인가 싶어 상담받으려고 했는데 주요 기준들이 부합하지 않는다고, 그냥 생활습관이 나쁜 거니 차차 고치라고만 들었습니다.
한 달에 하루이틀 빼고는 매일 마십니다.
마시는 종류나 양이 크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취하거나 기억 못하는 행동을 한 적은 없습니다.
숙취도 없고 다음날 출근이나 업무에 지장은 없습니다.
건강검진 계속 받는데 술과 관련된 문제는 없습니다.
집에 술이 없으면 굳이 사러 나가진 않지만, 장보면서 습관적으로 사서 집에 술이 없는 때가 거의 없습니다.
마시지 못했다고 불안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간혹 충동적인 말이나 행동을 할 때는 있는데 평소에 담아두고 못하던 말을 한다던지, 살까 말까 고민하던 걸 산다던지 하는 정도라 심각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술 마시는 걸 멈추거나 여기서 더 줄이지를 못하겠어요. 정신과 약 포함해서 먹고 있는 약이 많아 이것 때문에라도 끊고 싶은데 버릇을 못 버리겠어요. 안주도 안 먹는데 술 때문에 살도 찌는 것 같고, 건강검진 결과에만 안 나왔지 어딘가 계속 상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도 있어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문제 같고,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끊지는 못하겠어요. 심각한 상태는 아니니 천천히 노력해도 될까요... 아니면 제가 지금 해야 할, 할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까요. 5년간 노력을 안 한 건 아닌데 달라진 게 별로 없어요.
그냥 당연한 일상 같아졌는데 분리수거한다고 빈 병 수십 개를 담고 있자니 생각이 많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