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가 없어서 돈 조금만 보내달라는 내 문자에
엄마도 힘들다는 답장.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밥먹을 돈이 없었을때도 만찬가지였다.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돈밖에 모르면서.
엄마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나는 한구석.
당연한 것조차 미안한 사람.
남보다 못한 사람.
나는 살기 위해 살아왔다.
숨이 막혀올 땐 기어서라도 병원에 갔고
숨이 막힐 땐 응급차를 타서라도 집에 왔다.
울고 또 울었고
외롭게도 꾸역꾸역 살아왔다.
엄마는 목표라도 있었겠지만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몰랐고
뇌가 텅텅 빈 채 바보처럼 살아왔다.
20살이 되서야 자아라는게 탄생할 수 있었다.
안 알려줬으니까.
그 흔한 인사조차 해준 적 없으니까.
오늘 어땠냐고. 무슨 일 없냐고.
그래서 문제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다 돈 때문이었다.
해준 말?
그냥 너 알아서 잘 하라고. 믿는다고.
당신은 돈의 노예.
너무나도 무책임한 사람.
평생을 그렇게 살겠지.
정말 죽겠구나.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구나. 할 때까지.
내가 느꼈던 그 무력함을 당신이 느낄 때까지
아마 머지않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무시했던 나는 그때 당신보다
더 괜찮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있겠지.
두고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