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사람이 트젠인것같은데, 제가 어떤 마인드로 대해야할까요 - 마인드카페[고민|불안|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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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ddibam
4달 전
친한 사람이 트젠인것같은데, 제가 어떤 마인드로 대해야할까요
얼마전 되게 친해진 후배가 있습니다. 저랑 2살 차이가 나고 갓 성인이 된 여자아이에요. 어쩌다 sns에 호르몬 치료받아야지 돈을 모았다, 언젠가 수술도... 이런 말을 하는걸 봐버렸습니다. 사람의 호기심이라는게 너무 궁금해서 호르몬치료/수술에 대해 검색해봤어요. 폐경/갱년기/자궁내막증/트랜스젠더 이렇게 나오는걸 보고... 제가 혼자 많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혹시 이아이가 트젠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트젠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은 사상을 가지고 있었고 트젠 방송인등, 영상을 보면 채널을 돌리곤 했습니다. 먼저 그런 LGBT 얘기를 듣는게 피곤하고, 아무래도 한국사회 내에서는 논쟁이 잦다보니 회피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고등학교때 같은 학원의 여자선배도 오래 짝사랑하며 좋아했었고 남자와 연애도 해보며 양성애자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동성애 부분에선 개방적이지만, 트젠에 대해서는 MTF트젠에 대한 뉴스보도를 자주 들으면서 약간 고정관념이 생긴것같아요. 제가 겪어보지 못한 분야고 저는 여자로 태어나서 한번도 제 성 정체성을 고민하거나 의심하거나 남자가 되고싶단 생각은 안했거든요. 근데 제가 정말 최근에 아끼는 후배가 트젠일수도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니까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하고, 불안해요. 이아이가 진짜 트젠일까? 과연 여자라고 했는데 MTF 인지 FTM인지도 모르거든요. 자기전에 결국 개인적으로 연락을 보내서 어디 몸 건강 안좋냐고, 수술이랑 치료얘기나오길래 걱정돼서 연락해본다고.. 보냈어요. 호르몬 치료라는게 트젠분들만 하는게 아니니까요.(다만 수술도 언젠가 생각한다는 점에서 트젠이겠다는 마음이 들어서요.) 만약 진짜 트젠이라면, 제가 가져야할 마인드셋이 있을까요? 너무 심란해요. 제가 너무 갇혀살았구나 싶어서요. 저도 제가 트젠을 싫어하는게 너무 싫은데 이상하게 정이 안가요. 근데 그 아이가 트젠이라면 전 정말 응원해주고싶은데 너무 내로남불어불성설 하얀거짓말처럼 느껴질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꿈에서 그아이가 울면서 커밍아웃하고 제가 울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꿈을 꾸다 방금 깼어요. 더 심란하더라구요. 유튜브부터 구글 해외기사까지 찾아보며 트랜스젠더에 대해 이 새벽시간동안 3시간째 찾아보고있어요. 제가 어떤 마인드를 가지는게 좋을까요? 정말 트젠이라곤 끔찍하게도 거리감을 느꼈는데, 막상 내 주변에 있을수도있다고하니까 트젠이 또 싫지는 않으면서도 싫어요. 저도 제가 왜이러는지 모르겠어요. 근데 정말 그아이가 트젠이라면 응원하고 싶고 저의 이런 사상때문에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돼요.
LGBT스트레스불안친구성정체성고민트랜스젠더대인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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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4달 전
제가 딱히 LGBTQ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니지만 한 가지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에 의심되는 정황이 올라오는 것과 별개로 여태까지 글쓴이님은 후배분과 잘 지내오셨죠? 그럼 뭐가 걱정인가요? 라고요. 글쓴이님께서 트랜스젠더에 대해 달갑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분께 말씀드린 적도 없고, 후배분도 (아직은) 커밍아웃한 적이 없잖아요. 적어도 현실세계에서만큼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만약 후배분께서 커밍아웃을 한다면 그건 글쓴이님을 신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만일 그렇게 된다면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면 되는 것이고, 예전과 똑같이 대하면 됩니다. 응원하는 마음은 진짜니까, 거짓말할 필요조차 없겠죠? 트젠이든, 동성, 양성애자든, 어떤 성적 지향점을 가졌든지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평등한 사람이에요. 그것만 잘 떠올리시면 답은 나올 것입니다. 트젠이든 평범한 여성이든 글쓴이님이 아끼는 후배분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아요. '차라리 몰랐다면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하기 전에, 한번 짚어봐요. 만약 그 후배가 나에게 얘기를 해준다면 나를 정말 신뢰한다는 뜻이겠구나. 그 후배의 인스타 덕분에 결과적으로 내 시야가 좁다는 걸 알게 되었구나. 하고 말이에요. 잠시 프레임을 넣어두고 사람을 그 자체로 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트랜스젠더라는 것은 그냥 그 사람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 프레임이 그 사람을 전부 설명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인간 그 자체로서 후배분을 아끼신다면 트랜스젠더든 뭐든 중요하지 않음을 느끼시는 순간이 분명 오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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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ibam (글쓴이)
4달 전
@VyLet 너무너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너무 세상을 좁게보며 살아왔다는걸 깨달았던터라 많은 감정이 오가는것같아요. Vy님께서 정확하게 제가 왜 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해 꼬집어주시는거 같아서 몇분동안 멍때리며 곱씹다보니 불안감이 조금은 사라졌어요. 말씀하신대로 트젠일수도있다는 가능성은 저혼자 생각한거고 아닐수도 있고, 말해준다면 그만큼 저를 신뢰한다는 점을 제가 생각 못한거같아요. 저는 대인관계에서 늘 좋은 사람으로 있어주고싶었는데 내 사상이 너무 좁아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상처받으면 어쩌지 했던건데, 처음에 말해주신것처럼 그 후배는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하나도 모르거든요. 저도 그런걸 티 안내는 사람인지라(사상은 티내봤자 좋은게 하나도 없다는 주의)... 약간 제가 당장 혼자 망상하고 불안에 떠는걸 관통하는 현실을 말해주신것같아서 위로와 반성이 되네요. 사람을 그자체로 보는 연습이라는 말이 감명깊네요. 그 프레임이 그 사람을 전부 설명하는게 아니라는 말도요. 덕분에 새벽동안 심란한 마음이 평온해질수있어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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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4달 전
그리고 정 답답하시면 솔직하게 "나는 여태 트랜스젠더에 선입견을 가졌었는데, 너를 통해서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정의하는 게 굉장히 좁은 시야라는 것을 알게 됐어. 고마워. 그리고 나는 너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는 거 알아줘." 라고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된다고 생각해요. 사회가 아직 LGBTQ를 완전히 받아들인 건 아니니까 후배분과 같은 분들도 타인의 선입견은 이미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을 거에요. (애초에 사회가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다면 커밍아웃이라는 용어도 필요 없었겠죠?) 글쓴이님 스스로도 양성애자라는 보편적이지 않은 성향을 가졌고 여태 평범함을 추구하며 살아오셨다면, 트랜스젠더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도 그냥 평범하게 삶을 영위하고 싶을 뿐이라는 점은 짐작하실 수 있을 거에요! 앞서 말했듯이 저처럼 평범한 이성애자든, 아니 성적 지향을 떠나 누구든 그저 선입견 없이, 그 어떤 부정적인 프레임 없이 살고 싶어합니다. 그게 정상이에요. 글쓴이님께서는 지금 평소에 느끼던 신념과 실제 상황이 충돌하면서 많이 혼란스러우시겠지만, 조금씩 내가 옳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고쳐 나가실 수 있다면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멋진 마인드를 만들어 나가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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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yLet
4달 전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긴 답글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