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암환자시라 몸이 많이 약하신데 지금은 치료 같은 건 필요없어서 안 하고 있지만 앞으로 건강한 사람들처럼 살 순 없어요..
무리하면 안되고 날 것도 먹으면 안되고 찜질방이나 목욕탕도 감염 때문에 못 가고..
엄마는 30대 때부터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야 됐어요
아빠랑 언니는 직장이 멀어서 어쩔 수 없이 멀리 살고 저는 대학 원래 갈 생각도 없었지만 엄마가 가끔 아프실 때마다 응급실 가야 되니까 집에 남기로 했어요
다들 20대 초반에 아픈 엄마랑 있겠다고 집에 있는다는 게 대견하다고 하는데 전 솔직히 이제 한계에 접어든 거 같아요....
녹록치 못한 가정형편에 엄마가 아플 때마다 너무 아프신지 우울증까지 와서 조그만 아파도 불안해서 과호흡이 오세요
옆에서 도와줘도 진정이 안돼서 응급실 가는데 과호흡으로 자주 가서 그런지 중독 문제 때문에 더 이상 진정제를 놔줄 수 없다 그래서 이젠 1시간 거리에 있는 응급실에 가요
의사는 엄마가 이미 의존증이 생긴 거 같다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숨이 안 쉬어 지는데 어떡하냐는 입장이고... 저도 가끔 과호흡 오는데 엄마 심정을 너무 잘 알아서 응급실에서 안 받아줘도 일단 가요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요..
응급실에서는 정신과 가보라 그래서 알아보는 중인데 하루하루가 불안하네요
엄마가 아프면 같이 응급실 가줄 사람이 저 밖에 없는데 저는 일을 해야 되고 엄마 아픈 거 때문에 일 빠진 적이 한두 번 정도 있는데 이렇게 자꾸 빠지는 것도 한두 번이지 사장님이 저를 봐줄 이유가 없으니까 잘릴까봐 걱정돼요...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 월급 이만큼 챙겨주는 곳도 없는데 잘리면 더 빈곤하게 살아야 될까봐 더 걱정되네요
2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버텨야지, 난 할 수 있다, 엄마는 나 하나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내가 해내야지 이러면서 굳세게 버텼는데 이젠 저도 엄마가 아프다 그러면 속도 울렁거리고 과호흡도 올라 그러고 눈물이 나와요
엄마가 그만 아프셨으면 좋겠어요
아픈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전 아픈 걸 너무너무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엄마가 아플 때마다 생기는 고통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엄마가 안 아팠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