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잘채워진 개
저는 어려서부터 집에서만 지내다 대학생이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에도 어린이집시간이 끝나면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고 초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수업이 딱 끝나면 집에서 공부하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고 통금이 생겼지만, 그 시간마저 수업 끝나자마자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1학년때까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원도 다니지 않았고 제가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시간은 학교 쉬는 시간이 다였습니다. 제가 처음 동성로로 나가본 건 중학교 2학년이었고, 중고등학교, 대학교 1학년때까지 제가 나가서 놀 수 있는 날을 5번이 전부였습니다. 1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끝난날과 2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끝난 날, 제 생일…
그 외의 날을 놀고 싶어하면 무조건적으로 부모님과 싸우게되고 싸운 후 나가려고 하면 다신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하셔서 그날은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만 있어야 했습니다. 대학교2학년때 코로나로 더욱 발목이 잡히게 되었고, 중고등학교때 사귄 친구와는 올해 겨우겨우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구도 3명밖에 없는데 그 친구들을 2년만에 볼 수 있었다는 것도 힘들었고,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몰라 대학교 동기들과도 친해지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집을 좀 벗어나서 친구와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도 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몇시간단위로 전화로 어디냐? 누구랑 있냐? 뭐하고 있냐? 며 연락이 와 동기들과도 오랜시간 함께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뜬금없이 부모님이 빈둥거리지 말고 좀 나가라고 하시네요… 뭘 어떻게 해야할지… 싸우기 싫어서 입다물고 있었는데 화내시고… 저보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생각을 좀 해보라고 하셔서 생각해봤는데 딱 제목과 같더라고요. 목줄 잘채워진 개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할 정도니 비참하네요.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