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덩어리가 되어버린
그냥 20살 여학생입니다.
저는 학창시절 쭉 공부를 잘해왔고 학교 내에서도 친구들끼리 이미 다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집안에서도, 마음에서도 암흑기를 거치며 성적이 끝도 없이 내려가고 있었고 처음엔 현실을 잠시 덮으려는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숨겼습니다.
그런데 그게 고등학교 졸업까지 이어졌고, 결국에 친구들은 이전의 저를 기억하며 당연시하게 대화가 오고가 저는 더 큰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말하고 혼자 열심히 재수해서 진짜 그 대학교에 가려고 했으나 그래서 실제로 정말 열심히 했으나 결국 도달은 커녕 더 못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제 친구들은 제가 명문대에 다니는 줄 알고있어요. 근데 이제서야 제 안이 텅텅 빈 거짓덩어리라는 게 와닿고 느껴집니다. 내가 정말 모자란 사람이고 여기까지인 것 같아 아니 진짜 그렇다고 생각해서 매일매일이 숨이 막힙니다.
이제 친구들을 만나고 오면 그냥 노는건데도 갔다와서 눈물만 나고, 기가 빨리고, 이렇게 사니까 오히려 정말 대학이 제 세상의 전부가 되어버렸습니다. 껍데기가 부서질까봐 전 어쩌면 항상 두려워 불안에 떨고있는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정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저의 거짓말을 어떻게 수습할까가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는게 저에겐 너무 힘든 것 같습니다.
정말 이제는 제가 사는 가치조차 잃은 기분이고, 자존감이 너무 낮아져 누구를 만나고 오면 내가 하루종일 했던 모든 말과 행동들을 곱씹어보며 상처받고 갉아먹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열도 심하게 나고 제 숨결이 닿는 모든 공간이 썩어버릴 것 같아요...제가 경멸할 정도로 싫습니다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분명 저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나를 너무 사랑해주던 사람이었는데 뭘 하나 못해도 전혀 하나도 속상하지 않았는데 그냥 항상 맑고 행복한 아이였는데 어디서부터 뒤틀린 것인지 모르겠어 눈물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