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공허함을 알 수가 없다.
안녕하세요 전문가님.
항상 문득문득 들어오는 공허감에 힘들어져
일기를 일부 옮겨봅니다.
저의 문제를 알고 싶어요.
연애는 뭐고, 대인관계는 뭘까. 사랑은 또 뭘까.
연애는 수도 없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진심으로 사랑한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역설적으로 내가 상대에게 흔들린다. 마음도 없으면서, 왜 비틀대는가. 또한 사람을 볼 때 외적인 것만 주구장창 보는 것 같다. 예전의 나와는 사뭇 다르네.
또 나는 왜 사람들의 관심을 갈구하는 걸까. 애쓰는 내 모습이 가끔은 스스로도 측은해.
누군가가 관심을 갖던 말던, 나는 나인데.
"아무에게나 집에 초대하고, 나를 까먹으려 해."
공감 가는 노래 가사.
말 그대로 정말 스쳐 지나가는 아무나 나를 반기고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 그런 것 같아서 항상 관심을 받으려 사람들에게 먼저 말도 걸고 애쓴다. 그리고 내가 사람들과 단박에 친해지지 못하면 우울하고, 그걸 스스로 의식할 때면 불행하다. 아, 학창시절에 겪었던 왕따 트라우마인가. 그런데 너 지금 친구 꽤 많잖아. 그런데 왜 그러는거야?
나는 항상 어떠한 행동을 타인에게서 기대한다. 그리고 기대한 행동이 나오지 않으면 실망한다. 단박에 친해지지 못하면 힘들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지도. 그 실망이 반복되다보면 마음을 접는다. 혹여 한 번이라도 기대한 태도가 나오면 미친 듯 좋아하고, 또 그렇지 않다면 실망한다. 혼자 기대하고 혼자 상처받는다. 그러고는 혼자 상처받고 마음을 돌린다. 타인은 타인일 뿐인데, 스스로 종속되는 꼴이 제법 웃기다.
혼자 스스로 마음을 돌리면, 만남을 줄인다. 서서히 멀어진다. 만일 그 대상이 연인이라면, 몇 번 해당 문제에 대해 얘기하다가, 행동들이 여전하면 어떻게 끊어낼 지 고민한다. 또 그 연애를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 왜 이런 사람이랑 연애를 시작했을까 하는. 그렇다고 쉽사리 끊어내진 못한다. 그러면서 내 공허를 풀어 줄 다른 길을 찾는다. 나는 외롭다. 외로워서 동아리나 운동처럼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려 전전긍긍하고, 모임이나 소개팅 어플리케이션도 주저하다가 결국 사용했으니까. 헤어지면 또 쳇바퀴처럼 외로움에 사무치다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루틴은 항상 같았다. 그래서 내 연애엔 공백이 없다. 그래서 나는 누구에게든 관심을 갈구하는 걸까.
혼자서 이렇게 고민이 많으면서, 실제로 만나면 헤프게 밝은 척 행동하는 게 싫다.
대체 나는 언제쯤 나를 돌보며 나답게 살 수 있을까.
언제쯤 사랑을 알고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언제쯤 타인을 '주'로 놓지 않게 될까.
스스로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