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나 또 나를 제어하지 못했어
그냥 한줄 두줄 긋다보니 팔 전체를 그었더라
피가 바닥에 한두방울 떨어지다
결국 팔을 타고 흘러내렸는데
그제서야 마음이 안정되더라
피를 보고 나서야만 안심하고
피를 보기 전까지는 불안해 어쩔줄 모르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밉더라
그냥 내가 숨기면 아무도 모르더라
내가 작정하고 가리고 숨기면
아무도 내가 세상 어디에선가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더라
그냥 그게 오늘은 유난히 슬펐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는게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준다는게
그냥 이상하게도 너무나 슬프더라
그래서 그냥 그어버렸어
마음이 너무나 아파와서
그래버렸어
정말 미안해
나 내일부턴 조금더 참아볼게
정 안되면 여기 마카에라도 도움을 청해볼게
한번만 봐주라.. 정말 미안해
오늘은 유난히 미안해라고 많이 말하네
내 담당 의사쌤한테도 울면서 미안하다 말했는데
정말 나는 못났나봐
민폐만 끼치지
그냥 미안해
이런 나라서 이래서 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