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너무 무섭고 제가 제대로 사는 것 같지 않아요
제목 그대로에요. 몇달 전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저는 그 때부터 죽음과 관련된 것만 보면 소스라치게 놀라요.사람이 자거나 쓰러져있는 것만 봐도 숨이 턱 막히고, 사람의 죽음과 관련된 자극적인 기사들.. 혹은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우연히 마주하는 것이 정말 몸을 굳게 만들어요. 친구의 죽음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몇 달 전까지는 친구가 항상 꿈에 나왔어요. 어느날 오빠가 절 다급하게 깨우면서 왜 울면서 목을 조르고 있냐고 물었었어요. 그런 행동을 할 땐 전 항상 그 친구의 꿈을 꿨어요.
조금 웃기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크서클이 엄청 내려와서 절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선 점심 먹는 1시간 빼고 다 자는 것 같다고, 요즘 피곤해보인다고 많이들 물어봐요.
제가 며칠 전에 너무 힘들어서 글을 하나 올렸었어요. 제가 먼저 떠난 친구를 제대로 애도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어요.그 친구를 충분히 떠올리고 잊지 않으려고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까지 받았어요. 근데.. 저한텐 너무 소중한 친구였는데 계속 생각하는 것이 머리를 썩게 하는 것 같아요.. 이제 습관적으로, 그냥 무의식적으로 친구가 떠오르거나 엄청 잔인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 친구의 일이랑 엮어서 다른 사람까지 죽는 상상을 하기도 해요.
예전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슬프지 않은데 지금 저는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친구를 무의식적으로 떠올리고 함께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눈물은 나긴 해요.
예전엔 그 친구랑 나가서 노는 게 마냥 좋았는데, 요즘은 약속 잡는 거 자체가 힘들어요. 번화가같은 사람들 많은 곳에 서면 위축되고 무섭기도 하고요. 또 저는 이제 혼자가 되어서 혼자가 익숙하고 편해졌는데 막상 혼자 있으면 절 갉아먹는다는 느낌이 들곤 해요.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그 친구 부모님이 보내주신 영양제도 잘 챙겨먹는데 몸은 더 지쳐요. 머리에 먼지가 껴있는 거마냥 잘 굴러가지가 않아요. 이제 곧있음 고3인데 학업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고 무언가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