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감 없이 하루를 흘러보내고 있었는데요
마카에서 중학생을 만났어요
그 애가 많이 힘들어요
전 친구가 없고 그 애는 친구는 많지만 솔직하게 털어둘 곳이 없죠 그래서 어쩌다 보니 서로 의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득 현타가 와요 내가 뭐하는 거지 싶어요 때때로 걱정돼서, 혹은 과거의 제가 생각나서, 그 애를 자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많이 의지하고 있더라고요 정신차리니까… 며칠 전에 정말 함들었는데 연락하면서 심신이 좀 안정됨을 느꼈어요
그 애랑은 주로 우울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해요 저는 성인이고 그 애는 중학생이라 양심에 찔리고 괜찮은 건지 저도 자주 생각하지만요 제가 악영향을 줄까 늘 경계하고 있어요
그래선지 아무튼 갑자기 현타가 와요 타인을 너무 과도하게 염려하고 생각해서요 제 감정에너지를 한 사람에게 쏟아붓는 느낌이에요
그 애는 제가 떠날까봐(=채팅방을 나갈까봐) 두렵대요 전 그러지 않을 거라고 했죠 그러지 않을 거고요
저는 제가 그 애한테 상당히 의지하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당연하죠 누가 성인이 중학생을 의지하나요… 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는데 또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게 될 줄 몰랐어요
연락할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일까요? 아니면 그 애의 정신건강이 위태로운 게? 제가 그 애를 과거의 저를 때때로 겹쳐보는 게? 그 애의 소중한 사람 중 하나가 저인 게?
애초에 문제는 아닐 수 있겠네요 힘든 사람끼리 이야기하는 게 문제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상대방이 중학생이라서요
이래도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