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무슨 상태일까요
요즘 정말 이상해서 익명으로 제 상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요.
원래 제 성격이 남들 고민을 잘 들어주고 위로도 잘 해주지만 제 얘기는 못하는 성격이라 평생 그냥 다 혼자 쌓으면서 살아갔어요. 우울한 감정이 지속된 건 몇년 됐어요. 예전에는 우울이 낯설어서 많이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그냥 무표정으로 괜찮은 척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혼자 있을 땐 멍하거나 울고 그래요. 실없이 잘 웃기도 해요. 인간 관계, 진로, 건강, 신앙 등 모든 게 다 엉망이 되어가고 있어요. 길을 완전히 잃었지만 실제로 전 도움을 청하진 못해요. 전 아픈 거 싫어하고 겁 많아요. 정말 옅게 했던 자해도 들킬까봐 끊은 지 오래됐었어요. 근데 최근에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고선 정말 이성을 잃고 정말 난도질 하듯 엄청 그었던 것 같아요. 정신 차리고 다시 보니 보기싫게 엉망이 된 팔에 저도 모르게 되게 만족했던 것 같아요. 자존감은 바닥이고 사람들의 시선이 무섭고 싫어서 계속 혼자 숨게 돼요. 가끔 가슴이 너무 너무 답답하고 숨 쉬는 게 불편해요 한 치 앞을 모르겠어서 두렵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냥 멍하고 그냥 울고 정말 혼자 견디는 하루하루가 힘들어요. 야망 없이 그냥 다 버리고 이기적이여도 되니까 그냥 혼자서 좀 멀리 떠나고 싶어요. 일상 속에서도 나쁜 생각들이 많이 들어요 예를 들면 차가 올 때요. 힘들다고 느낀 건 더 어렸을 적부터였지만 그땐 그저 어리고 우울에 더 약해서 좀 알아봐달라고 저 나름대로의 티를 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누군가 절 안아줄 기대나 상황이 바뀔 희망 따위가 절 더 힘들게 한다는 걸 깨달아서 최대한 그런 마음들을 끊어내려고 해요. 들키면 위로가 아닌 더 힘든 상황이 제게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팔이 아닌 어디에 스트레스를 풀어야할까 생각해요. 눈물을 조용히 삼키는 건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습관이 됐고 스스로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가 많을 때 오른 손 주먹으로 왼 팔은 정말 얼얼하도록 세게 내려치는 것도 언젠가부터 자주 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그냥 매일매일 똑같이 살아가고 시간은 흘러가고 전 여전히 전데,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는데, 근데 진짜 이런 삶이 계속 되면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제가 확 사라져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