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속의 내 첫 모습은
2월의 어느 새벽, 저 멀리 하늘에 보이는 새하얀 별들을 세어가며 차디찬 여름용 이불을 둘러싸고 문 앞에 나와 언제 올지도 모르는 엄마를 기다렸다.
차디찬 길바닥에 쭈구려 앉아 그저 하염없이 기다렸다.
손과 발이 새빨개져 하늘이 푸르스름해질 쯤 저 멀리서 들려오던 발소리에 고개를 들어봤지만
엄마가 아니였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던 사람.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
없어졌으면 하던 사람.
아빠였다.
아빠는 비틀거리며 문 앞까지 터벅터벅 걸어와, 내 머리채를 잡고 온갖 말들을 뱉어냈었고 그저 울기만 하는 날 보고서는 재미가 없어졌는지 집으로 들어갔다.
난 나의 첫 기억을 꺼내보았지만.
내가 주가 아니다. 난 부일 뿐,
내 인생의 첫 단추부터 주가 아닌데
과연 내 인생이 나를 위한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난 누구의 인생을 위한 부의 삶을 사는게 아닐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적어도 부의 인생은 목표가 있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