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가를 밤낮 좋아한 만큼 다른 사람이 나를 쉼 없이 좋아해 준다면, 내가 내 마음 날뛰는 걸 막지 못해 밀려난 것처럼 내게 무작정 달려 오는 누군가를 밀어낼 수 있다면, 나를 생각하며 웃고 내가 멀어지는 게 괴로워 우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말해 지금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다면 그 때 비로소 엉망진창인 내게도 마음 구겨지는 일 없이 하루를 온전히 살 날이 올까.
매일 괴로워하는 날 지켜 보던, 하지만 내 상황을 전부 알지는 못하는 주변 사람이 힘들겠지만 주말에 바람이나 쐬러 다니며 털어 내란 말을 건넸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에 마음 써 주는 게 고마워서 그 자리에서 웃기까지 하며 순순히 그러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말을 듣기 전부터 그랬지만 그 대화 이후 계절이 두 번 바뀌려 하는 지금까지 단 하루도 마음 속에서 지우지 못했다.
단 하루도.
그래서 내 손으로 나를 없던 것으로 만들고픈 생각을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눈 앞에 놓인 업무, 음주와 폭식, 여러 자극적인 행동들이 내 생각의 악순환을 끊어 주지 못하고 마음을 잠재울 수 없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원인을 제거하는 게 가장 확실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