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한테 맞아 보신 적 없으신가요?
저는 1년에 한 번 꼴로 부모님하고 싸워요. 욕설을 듣고 말대꾸하면 맞아요. 평소엔 다른 평범한 가족들처럼 잘 지내는데요.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사소한 행동에 더 예민하게 아버지가 반응하는 날이요.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랑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1년에 한 번 꼴로 집을 나가 피해 있거나 크게 말다툼과 몸싸움이 있어요. 초등학교 저학년 땐 그냥 가만히 혼나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근데 머리가 자랄 수록 이해가 안 돼서 대꾸했어요. 그러니까 싸움이 되고 집에서 나가 피해있어야 하더라고요.
매일이 지옥같거나 드라마에 나오는 가정폭력처럼 극단적이지 않아서 다들 비슷한 줄 알았어요. 욕설도 듣고 폭언도 듣고 맞기도 하지만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하지 말라고 이거 가정폭력이라고 말도 해보고 집도 나가보고요. 부모님은 권위에 도전하는 걸 가장 싫어하세요. 버릇없는 거 예의 없는 거 말대꾸하는 거 같은 것들이요.
싸우고 나면 혼나고 나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지나가요. 엄마도 아빠도 동생들도 모두 없었던 일인 것처럼 잘 지내요. 어렸을 땐 이상해서 몇 번 물었는데 되려 잘 지나간 걸 왜 들추려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이상했어요. 그치만 평소에는 너무 잘 지내고 좋아하는 가족들이라서 이런 가끔 있는 일들에 내가 지나치게 신경쓴다는 생각에 자꾸 빠지게 되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아니면 원래 이렇게 자라면 이렇게 우울하고 자괴감 넘치는 어른으로 자라게 되는 건가요? 하지만 경찰을 불러도 학교에 말해도 보호시설에 상담을 신청해도 어른이 되어서 나가는 것 말고 마땅한 도움을 받을 수가 없더라고요. 애매한 상황이라 그런 것 같아요. 문제가 아닌데 문제 삼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아니면 아니고 그러면 그렇다고 제발 말해주세요. 도무지 생각해봐도 모르겠어요. 답답하고 미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