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는 새벽 2시쯤, “처음엔 당연하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부터 시작된다.
흰색 벽지의 자국을 보며, 내 손과 발의 자국을 떠올리고.
창문 밖에 내려진 밤을 보며, 내 깊은 곳의 색을 떠올리고.
널브러진 책들을 보며, 나의 이야기를 쓰고.
그려지지 않는 미래를 쓰며, 쓰여진 과거를 덧그린다.
과거를 미화하고, 미래를 꾸며내는 것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듯 끊임없이.
현재는 그저 살고있다… 살아낸다.
과거의 꿈으로 가득 찬 하늘을 현재와 미래의 압력에 나는 고개를 숙이게 되어 보지 못하게 되었다.
뭐든 꿈꿀 수 있었던 그 때, 꾸지 말았어야 했다.
사회의 말들이 하늘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나를 가능성으로 유혹했고 나는 현재를 바쳤으나,
인생의 절반을 살았다는 어른들의 말은 활기찰 수 있었던 나를 그들의 경험으로 유혹했고 나는 현재를 바쳤으나,
그려지지 않는 미래를 멍하니 쳐다보기만 하게 되었다.
세상은 내가 스스로를 숫자와 순위에 묶어 놓게 했고 나는 벗어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현재에 머물러 있으면서 과거를 후회하는 것을 당연하게,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