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말고사가 13일이 남았다.
중학교 마지막 기말고사, 어른들이 입을 모아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시험이라고 말한다.
아직 다못본 책이 있는데 도서관에 반납해야할까?
이제 딱 반까지 봤는데 반납하고 공부에만 집중해야 할까?
시험이 끝난 뒤 다시 빌려 남은 반을 읽을까?
아님 그낭 한번 읽은거 쭉 읽을까?
이런 사소한 고민들이 하루를 채웠다.
나쁘지가 않다.
오늘 공부를 뭐뭐 할까, 이 책을 읽고 나서 무슨 책을 읽을까, 그림을 얼마나 그릴까, 수행평가를 어떻게 준비할까.
이런 고민들이 채워진 하루는 다른 학생들과 별반 다를거 없어 보이는 하루여서 기분이 나아진다.
그치만 이런 고민들로 채워지는 날은 생각해보면 많지가 않다.
보통은 다른 고민들에 묻혀버리니까.
자살할까, 자해할까, 한번 더 가출할까, 울어버릴까 같은
더럽고 무거운 고민들에 일상적이고 사소한 고민들은 삼켜지기 일 수 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