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님의 마음에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일들을 풀어보려 하시는군요. 지금까지는 그냥 누르며 견뎌왔는데 최근들어서는 일상에 지장이 될만큼 몸에 증상들로 나타나고 있네요. 이제는 이런 마음을 풀어가보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 되어 글을 올려주신 것 같아요.

어떤 일을 겪으셨는지 알 수 없지만 어렸을 적의 일이라 하신 걸 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마카님의 일상 전반에 영향을 주어왔을 듯 싶어요. 그만큼 마카님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일이었고 그만큼 큰 아픔이나 괴로움 등을 주었던 일이기에 지금의 나로서는 그냥 견뎌내는 것에 더 집중하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스쳐갈 일이 아니기에, 그만큼의 감정이 아니기에 마카님에게 들여다보라고 몸으로 신호를 보내오는 중인 것 같아요. 이제는 그 신호에 응답하려 해보지만 막상 그때의 감정을 다시 경험한다는 것이 불편하고 힘들어지는 마카님의 마음으로 이해해보았어요.

그 일이 떠올라질 때 마카님에게는 어떤 생각과 감정이 느껴지시나요? 화가 날까요? 슬프고 괴로우신가요? 혼자 겪어내야하는 일들이 두렵고 외로우셨을까요? 자책이 되셨을까요? 원망스러우실까요? 큰 일을 겪고 나서는 잠시 안도를 느낀다 해도 이후에는 그 감정이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은 다시 감정을 느끼게 하면서 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감정의 크기도 더 커지고 깊어지기도 하구요. 몸에 증상으로 나타날만큼 커진 감정이기에 마카님이 더 빨리 치워내고 싶은 마음도 이해가 되어요. 하지만 약을 통해서 표면적으로 올라오는 감정들, 분노나 불안, 우울 등의 감정을 가라앉히는 데에는 도움을 된다고 해도 그 감정을 치워내고 난 뒤의 생각들은 언젠가는 다시 봐야할 것으로 그 자리에 남아있을 수 있답니다. 어쩌면 그 전에는 불안 등으로 에너지를 쓰면서 그 생각에 덜 집중해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도 못하고 더 명확히 봐야한다는 생각이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구요.

때문에 괴롭고 고통스러우시더라도 그 일을 좀 오래 들여다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때와 크게 다른 점은 당시에는 혼자 견뎌내셔야 했지만 이번은 마카님의 마음의 손을 잡고 함께 그 과정에 머무를 누군가가 있다는 점일 거에요. 건드려지면 아프니 대충이라도 감싸두고 지내온 상처이지만 이제는 그 상처를 치료받는 과정에서 오는 고통도 견딜 수 있을만큼 자라온 마카님이라 생각되어져요. 그러니 필요하시면 약물 치료도 받으면서 마음을 들여다보는데 용기내시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럼 제 글이 마카님의 고민에 참고가 되시길 바라며 마카님의 일상도 점점 편안함으로 채워지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