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는 26살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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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현재 나는 26살 세후 월 628만원을 받는 프리랜서 개발자다. 어린 시절 나는 가정폭력 피해자였다. 빠른 년생으로 아빠는 19, 엄마는 20살에 결혼하여 바로 오빠를 낳았고 3년 뒤 내가 태어났다. 엄마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어린 시절부터 알코올 중독자인 아빠한테서 우리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다 해 노력해주셨다. 어릴 때는 아빠와 엄마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이해가 안 돼서 두 분이 싸우시면, 엄마가 울면, 오빠나 내가 맞으면 무작정 내가 노력하면 두 분의 사이가 나아질거라 믿으며 종이를 접어서 꽃을 만들거나 편지를 써서 드리고는 했다. 하지만 나아지긴 커녕 아빠의 폭력은 점점 심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베게 아래에 칼을 두거나, 두 분이 싸우시면 엄마 차 키를 몰래 챙겨놓거나 비상금을 모았었다. 나는 아빠가 가정폭력을 저지를 때마다 아빠가 진정이 좀 된 후 얘기를 나눴었다. 아빠는 처음에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했었다. 엄마한테도 가서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 뒤로 나는 영악한 박쥐새끼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나의 노력은 박쥐 짓이 되어 꼬리를 달고 항상 나를 괴롭혔다. 중학생이 되던 날, 나는 커트 머리를 했다. 여자인 내가 커트 머리를 하고 왔다고 아빠는 나를 벽에 밀어붙인 채 싸대기를 20대 넘게 때리셨다. 커트 머리를 한 게 그렇게 잘못인걸까? 중학교 때 규정이 너무 세니까 나는 단발도 안 어울리고 그래서 확 김에 자른 게 화근이 되었나보다. 그 날은 그렇게 맞은 볼보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뒤로 어느 날, 중학생이었던 나는 친구들과 노는 게 재밌어서 내가 키우던 햄스터들을 소홀하게 대해버렸다. 하루는 술에 잔뜩 취한 아빠가 내가 키우던 햄스터 암컷, 수컷을 한 손에 잡고 "50초 줄테니 설명해 봐" 라고 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또 무엇을 설명하라는 건지 모르겠었다. 다만 본능적으로 무서움에 구석에 움크려서 덜덜 몸을 떨었었다. 1초, 2초, 3초... 50초가 다 되어서 손의 힘을 풀은 아빠의 손엔 자그마한 생명체 한 쌍이 힘 없이 축 늘어진 채 있었다. 죽었구나... 죽었어. 내가 50초 안에 무언가를 얘기하지 못해서, 무서워만 하느라 아무것도 못 해서 생명이 죽어버렸구나. 나는 너무 충격이었고, 그 때 아빠의 눈을 쳐다보니 아빠도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왜..? 왜일까. 본인이 한 짓인데 왜 그런 표정이었을까. 아빠는 때 마침 집에 온 오빠와 햄스터들을 묻어주러 갔고, 나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방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내 방에서 한 참을 못 자고 있던 나는 오늘 햄스터를 잡을 때 물린 아빠의 손이 생각이 났었다. 아빠가 밉지만... 내 아빠니까 손만 치료해주자. 나는 이 생각으로 안방 문을 조심히 열어 바닥에서 자고 있는 아빠의 손을 치료했다. 그 때 아빠가 깼고, 무서움에 경직된 나를 흐느끼며 안았다. 아... 아빠도 죄책감을 느끼는구나. 아직 갱생의 여지가 있는걸까. 나는 아빠를 토닥거렸다. 햄스터들에게 너무 미안하지만 아빠가 이렇게 미안하다고 하니 이제 우리 아빠는, 우리 가족은 좀 나아질까? 못된 나는 한 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역시, 한 순간이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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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kinb
2달 전
영악한 박쥐라는 표현이 너무 공감되네요,,,,, 그냥 조금이나마 화목한 가정을 위해서 그런건데. 한 순간이라는 말도요. 괜스레 죄책감가질것도 순간에 집착할필요도없는거라고 그러는데. 모르겠어요.그냥 사람이 밉다가, 상황이 밉고, 나 자체가 미워지고 그러는데. 고생이 정말 많으셨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주셔서 멋진 개발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fragrance73
2달 전
글 넘 잘 쓰세요!! 실화인가요~? 완전 소설을 읽은 듯 하네요! 팩트라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