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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licada
2달 전
'머리가 아프군.' 감았던 눈을 뜨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우울감, 우울감, 그 묵빛에 분위기가 잠식되어가는 것을 느끼며, 애써 광채를 찾았다. 묵빛을 다시 물들이는 부서진 마음의 빛. 지난 날의 내가 만들어준 일종의 선물이다. 환하게 빛나는 이것은 부서지면서 터져나온 것을 굳혀둔 지난 날의 초상이라. 이것을 꺼내들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 그저, 그저, 교차하는 기억과 감정 속에, 오래도 살았다는 생각을 품으며. 생각과 마음을 정리했다. 사람을 긍정하되, 기대치 않게 된 지금의 나를. 이질적이다 느끼는 광채가 겹쳐져, 흔들림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예전에 산 드립백을 뜯어 컵에 걸치니, 커피향이 코끝에 닿아왔다. 그 순간 흔들림은 사라졌다. 물 온도를 맞추고. 커피를 내리는데 집중한 눈이, 투명한 컵과 부딪혀 또렷이 보였다. 우스울만큼 쉬이 빠져나온 상념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봤다. 그다지 감정이 따라붙지 않았다. 역시 때때로 다른 것을 하는 것이 났다는 것을 느끼며 생각을 접고. 커피를 입에 머금었다. 흐릿했던 정신이 맑아지는 감각에, 천천히 한모금 한모금 입안을 채웠다 넘기며 주변을 둘러봤다. 언제나와 같은 전경, 언제나와 다르지 않은 시야. 결국 언제나와 다르지 않은 자신을 느꼈다. 그냥 존재하는 나는, 분명 있기는 한 거겠지. '잘하고 있는 건가? 괜찮은 건가? 나는 올바른가? 나는 내가 하려는 것에, 하는 것에 자각이 있는 건가?' 많은 의문을 떠올렸다 지운다. 이런 의문은 내게 의미가 없다고, 이미 정했다. 내가 하기에 한다는 현상이 있었고, 있으며, 흔적이 남아갈 뿐. 그저 그 뿐인 것에, 사고를 거듭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이것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자신이라. 나도 모르게 사고를 거듭하려든다. 나쁜 버릇임을 알기에 그냥 내버려두는 일이 드물지만, 무의식은 그걸 앞서 나를 움직인다. 이런 무의식의 수발을 내가 원하는 길에 알아서 나아가게 만들 수 있다면, 많은 면이 자유로워질건데. 아마도 아직은 과욕일거다. 지금의 나는 그 정도에 있을 뿐이니까. 그러니, 우울한 일면이 도드라지는 걸 자제한다. 맞지 않는 때에 찾아드는 우울함은 나아갈 길을 험하게 만들기에, 얻는 것도 없는 험한 길을 굳이 걸을 이유가 없다. 필요한 것은 현상을 멈추지 않는 것. 나의 끝에 도달하기 전, 하기로 정한 것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 정도가 다다.
오늘의_기록
, 공감 8개, 댓글 7개
R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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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a
2달 전
우와~ 마카님의 말처럼 단어 하나만 바꿔도 전혀 다른 문장이 되네요!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겠다는 다짐이 되는걸요.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해요! 잊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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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ly26
2달 전
릴리카다님은 잘 살고 계세요..! 정말로요. 글을 통해서도 그렇고 많은 분들께 희망의 불씨를 나누어주시잖아요. 저는 특별히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잘 사는 거(?)로도 볼 수 있겠지만 삶에 의미와 목적을 만들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행하는 인생도 의미있고 잘 사는 인생이라 느껴져요. 그래서 잠시 공허함과 투명인간처럼 지워진 느낌이 들지라도 꾸준히 릴리카다님방식의 "행함"을 하셨으면 해요.! 언제나 응원하고 있답니다.
rilicada (글쓴이)
2달 전
@kaily26 매번 좋게 여겨주셔서 제 얼굴이 금빛이 되어가는 거 같네요. 하하하
Song4571
2달 전
이 글을 읽으니 살아있음을 생생히 느끼게하는 기분이네요 공기가 폐 안에 돌아서 세포가 일어나는 기분....?ㅎㅎㅎ 표현력이 너무 대단하셔요 지금 이순간 카다님은(우리모두가) 존재하기 때문에 생각도 하고..망상에도 잠기고.....그런거지만.. 다만 머리는 안편찮으셨으면 좋겠어요 ㅜㅜ 지금은 괜찮아요?
rilicada (글쓴이)
2달 전
@Song4571 (끄덕끄덕) 머리, 지금은 괜찮아요.🙂 그리고 (끄덕) 우리는 존재하니까, 무언갈 하기도 하죠. 맞아요.😊 표현력에 관한 과찬은 쑥쓰럽고 감사해요.🥰☺️ 실제 있었던 짧은 장면을 옮겨적어놔서, 생생했을지도 싶지만요.ㅎㅎㅎ 칭찬도, 걱정도 여러모로 고마워요😄.
Song4571
2달 전
@rilicada 아유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저도 참...친구들이 글 좀 쓴다 너?! 라고했지만 본받을점이 많아요☺️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요>_<
rilicada (글쓴이)
2달 전
@Song4571 과찬이세요.☺️ 그리구, 고마워요.☺️